"피해자에게 도움 필요한 상황인지 몰랐나" 질문에, '막대기 살인' 출동한 경찰 대답
"피해자에게 도움 필요한 상황인지 몰랐나" 질문에, '막대기 살인' 출동한 경찰 대답
'막대기 살인 사건' 2차 공판⋯현장 출동한 경찰 증인 출석
쟁점은 초동 조치⋯경찰 "피해자, 술 취해 자는 줄 알았다"

7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일명 '막대기 살인 사건'의 피고인 A씨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엔 당시 현장에 첫 출동한 경찰관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 왼쪽은 A씨가 지난 1월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송치되는 모습.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70cm 막대기로 직원을 찔러 살해한 일명 '막대기 살인 사건'. 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피고인 A씨에 대한 2차 공판에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지난달 첫 공판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결정적인 원인은 경찰 등에 있다고 주장한 피고인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하반신을 벗겨진 피해자를 보고도 방치했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이 경찰들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 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카키색 수의를 입은 A씨는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얼굴 가리개), 비닐 장갑 등을 착용한 상태로 법정에 들어왔다. 그는 재판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먼저,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영상이 재생됐다. 하지만 "(영상에) 피해자 하반신 노출 부분이 있어서 비공개로 하자"는 검찰 측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사건 당시 현장에 첫 출동한 서울마포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쟁점은 이들의 초동대처였다. 일단, 경찰관들이 사고 현장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실은 있었다. 당시 경찰들이 전달받은 주소와 실제 현장 주소는 달랐기 때문. 이에 경찰들은 신고자(A씨)에게 전화를 했지만, A씨는 욕설을 내뱉으며 횡설수설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약 15분 정도 뒤에서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누나가 폭행 당하고 있다"던 신고 내용과 달리 여성은 없었다. A씨와 하반신을 노출한 채 누워 있는 피해자뿐이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가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을 전혀 인지 못했는지'를 물었는데,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은 이 질문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으로 신고가 들어왔고 △피해자 주변에서 술 냄새가 나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점 △현장 관할 서울서대문경찰서 경찰이 뒤이어 출동하면서, 자신들이 머무른 시간은 1~2분 남짓으로 짧아 이를 확인할 여유가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A씨가 경찰들의 초동조치가 미흡해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게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못했다. 검찰이 A씨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한 경찰관은 "납득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피해자 유족과 피고인 배우자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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