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다 돌려준다”던 보증서, 법원 “효력 없다”…200억 날릴 247명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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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다 돌려준다”던 보증서, 법원 “효력 없다”…200억 날릴 247명 분노

2025. 11. 26 15:0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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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무산되면 전액 돌려준다" 철썩같이 믿었지만

법원 "총회 의결 없으면 무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남 여수시 선원동 일대. 내 집 마련의 꿈을 품고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던 서민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사업이 무산되면 낸 돈을 전액 돌려주겠다"는 '안심 보장 증서' 하나만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단순한 사업 지연이 아니었다. 조합원들이 '보험'처럼 여겼던 환불 보증서가 법적으로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휴지 조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 5년 만에 악몽으로


사건의 발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수 S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선원동 일원에 전용면적 84㎡, 4층 규모의 연립주택 18개 동, 총 300여 세대를 짓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당시 추진위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설립 인가 후 18개월 내에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지 못하면 분담금 전액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환불 보증서(안심 보장 증서)를 교부한 것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고질적인 위험성 탓에 가입을 망설이던 사람들도 이 보증서를 믿고 지갑을 열었다.


그러나 약속된 5년이 지나도록 삽 한 번 제대로 뜨지 못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247명. 이들이 1인당 평균 9천만 원의 분담금을 납부했다고 가정할 때, 총 피해 규모는 약 22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무대행사와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은 이미 사기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반전의 법리, "총회 없는 약속은 약속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조합원들이 철석같이 믿었던 '환불 보증서'의 법적 효력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보증서가 법적으로 '무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이유는 '총유물'이라는 법적 개념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의 재산은 조합원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형태(총유)를 띤다. 따라서 조합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빚을 지는 행위를 할 때는 반드시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환불 약정은 조합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총유물의 처분)에 해당한다. 만약 S조합 추진위가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임의로 이 보증서를 작성해 나눠줬다면, 이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셈이다.


"속았다"… 사기 계약 취소 가능할까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돈을 날리게 되는 것일까. 다행히 법적 탈출구는 있다. 오히려 '보증서가 무효'라는 점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명백한 '기망 행위(사기)'로 본다. 추진위가 효력도 없는 보증서를 마치 안전장치가 있는 것처럼 속여 가입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조합원들이 '사기' 또는 '착오'를 이유로 가입 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계약이 취소되면 조합은 법률상 원인 없이 돈을 가져간 것이 되므로, '부당이득 반환 법리'에 따라 받은 분담금을 이자까지 쳐서 돌려줘야 할 의무가 생긴다.


승소해도 '빈 털털이' 조합이면 막막

문제는 '현실성'이다. 법적으로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실제 돈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지역주택조합 사건의 특성상, 조합이나 업무대행사가 이미 분담금을 사업비 명목으로 탕진했거나 다른 곳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민사 소송을 통해 승소하더라도 집행할 재산이 없어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합의 남은 재산을 신속히 파악해 가압류 등 보전 처분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형사 고소를 병행하여 사기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등 강도 높은 법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피해자 측 관계자는 "대다수 조합원이 법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전액 환불'이라는 달콤한 말에 속아 노후 자금과 전세 보증금을 잃었다"며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악질적인 범죄에 대해 수사 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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