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닝 보너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읽어보면 좋은 기사
'사이닝 보너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읽어보면 좋은 기사
개발자 모시기 경쟁 치열해진 IT업계
최대 1억원 '사이닝 보너스' 지급하겠다는 회사도 등장
퇴직과 이직 막기 위한 조건으로 주는 보너스인데⋯'먹튀'하면 어떻게 될까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최대 1억원을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로 지급하겠다는 곳도 나왔다. 그런데, 이 돈을 받아놓고 근로자가 약속했던 근무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우리 회사 입사하면 '사이닝 보너스' 최대 1억원 지급"
IT 업계의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급기야 최대 1억원을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로 지급하겠다는 곳도 나왔다. 사이닝 보너스는 입사를 축하하는 의미로 '계약서 사인(sign)'과 함께 일시불로 지급되는 보너스를 말한다. 보통 "몇 년간 퇴직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붙인다.
그런데 이 돈을 받아놓고, 근로자가 약속했던 근무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소위 '먹튀(먹고 튀기)'를 했을 때 회사에 이 돈을 반환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실제 비슷한 사건이 대법원의 판단을 받은 적이 있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이 판례를 통해 사이닝 보너스에 대한 판단 기준이 정리됐다"며 소개했다. (대법원 2012다55518)
'7년 동안 근무하겠다'는 조건으로 사이닝 보너스 1억원을 받았으나, 1년 2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사건이었다. 결국 회사가 "조건을 어겼으므로 지급했던 보너스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대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이닝 보너스를 회사에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례만 보면, 먹튀를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별도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그렇게 단편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어째서일까.
법률 자문

당시 대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린 이유는, 계약서에 명시적인 '반환 규정'이 없었던 게 핵심이었다. 실제 해당 계약서에는 "약정 기간(7년)을 채우지 못하면 사이닝 보너스를 반환한다", "약정 기간(7년)을 조건으로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규정이 없었다.
이를 근거로 대법원은 해당 사이닝 보너스가 단순 이직에 따른 보상금이었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7년 근무 조건으로 지급한 돈(전속 계약금)이 아니었으므로, 이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는 "사이닝 보너스는 (그 성격이 정해진) 계약금, 퇴직금과 같은 법률 용어가 아니다"며 "법원에서는 이처럼 반환 규정이 있는지, 근로자와 사측이 어떤 내용으로 합의를 했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황을 통해 그 성격과 반환 의무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반대로 계약서에 명시적인 '반환 규정'이 적혀있으면, 그때는 사이닝 보너스의 반환 의무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동찬 변호사는 "일방에게 아주 불리하거나, 가혹한 내용이 아니라면 반환 의무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도 최근 맺어진 사이닝 보너스 계약에는 명시적인 반환 규정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준상 변호사는 "이 판례 이후 회사들은 당연히 사이닝 보너스 반환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다"며 "실제 자문하고 있는 사이닝 보너스 규정은 아래와 같다"며 소개했다.
"회사는 근로자가 입사일로부터 X년간 회사에 전속하여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사이닝 보너스 금 XX원을 임금과 별도로 지급하기로 한다. 만일 근로자가 위 기간 이내에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경우 위 금액을 회사에 반환한다."
사이닝 보너스를 받을 때 계약서에 이런 규정이 적혀있을 가능성이 높고, 더 이상은 '먹튀'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