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높으니 돌아가" 면접 기회 박탈된 '코로나 음성' 취준생, 구제받을 순 없을까
"체온 높으니 돌아가" 면접 기회 박탈된 '코로나 음성' 취준생, 구제받을 순 없을까
공기업 채용 면접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 위해 체온 검사
체온이 높게 나온 지원자에게 무작정 "다음에 시험보라"며 돌려보내
변호사들 "해당 공기업에 손해배상 청구해 볼만한 사안"

체온이 높게 나왔다는 이유로 소중한 채용 면접 기회를 날린 A씨.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다면,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을까? /셔터스톡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공기업 취업. 취업준비생 A씨는 한 공기업 채용 전형 1차에 이어 2차까지 무사히 통과했다. 이제 남은 건 3차 전형인 면접이었다.
면접 당일, 면접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지원자들의 체온을 재고 있었다. 평소 아무런 이상이 없던 A씨는 걱정 없이 체온을 쟀다. 그러나 A씨는 면접 불가 통보를 받았다. 체온이 높게 나왔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공기업 측에선 A씨에게 "다음에 시험을 봐라"고만 말했을 뿐이었다.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A씨는 바로 병원을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기초체온이 높은 것이지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소중한 면접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망적이지만, 그 이유가 단지 기초체온이 높았을 뿐이라는 것에 A씨는 화가 났다. A씨는 공기업 측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법적으로 가능할지 변호사에게 의견을 물었다.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는 해당 공기업 측에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체온이 높다는 것만으로는 면접 기회를 박탈할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서류 심사 통과, 필기시험 통과 후 면접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체온이 높다는 이유로 면접 자체를 보지 못했고, 결국 면접 불참으로 채용되지 못한 것이라면 손해배상(위자료)청구소송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공기업 측이 A씨의 면접에 대한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은날 법률사무소의 김영삼 변호사는 "코로나 19 감염 방지를 위한 조치는 불가피하지만, 화상 면접 등 대체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불확실한 체온 검사만으로 무조건 면접권을 박탈한 행위"라며 "과잉조치로서 위자료청구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원은 위자료 인정에 인색하므로 그 금액은 많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체온이 높은 경우였다면 화상 면접 등 다른 (면접)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차후 손해배상청구소송 진행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해당 공기업이 국립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또 다른 법적 구제 절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경북 안동에서 '코로나19' 관련 의료 봉사를 하던 간호사 B씨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면접 취소 통보를 받았다. B씨는 1차 전형에 합격한 상태였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B씨가 봉사를 하던 안동의료원에 확진자가 많다는 이유로 면접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는 "(국립 병원이) 면접 기회를 주지 않고 불합격 처리를 했다면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국립 기관이 아니라면 이런 소송은 어렵다.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은 행정소송의 일종인데, 국립기관이 아니라면 행정소송 자체를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