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파산했습니다… 전세금 4500만원, 한 푼도 못 받나요?
집주인이 파산했습니다… 전세금 4500만원, 한 푼도 못 받나요?
전세금 반환 소송 중 터진 집주인 파산
변호사들이 제시한 ‘최소한의 방어선’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인 A씨는 2023년 2월, 보증금 4500만원에 2년 전세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전세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하며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승소 판결을 불과 석 달 앞둔 2025년 8월, 집주인이 파산 신청을 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소송 올스톱, 세입자에서 ‘파산 채권자’로
집주인의 파산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A씨가 진행하던 모든 법적 절차는 급정거했다. 개인이 진행하던 소송은 채무자가 파산하면 자동으로 중단되고, 모든 빚잔치는 파산 법원의 지휘 아래 정해진 순서대로만 이뤄지기 때문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임대인이 파산 신청을 하면 현재 진행 중인 전세금 반환 소송은 파산 절차에 편입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동아줄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얼마까지?
그렇다면 A씨는 전세금을 모두 날리게 될까. 변호사들은 A씨에게 남은 마지막 동아줄로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을 꼽았다. 이는 세입자의 최소한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제도로,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 중 일정액을 은행 같은 다른 선순위 채권자보다 먼저 돌려받을 수 있는 강력한 권리다.
A씨의 보증금 4500만원은 이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소액임차인’ 기준에 해당한다. 하지만 보증금 전액이 아닌, 법에서 정한 일부 금액만 먼저 받을 수 있다.
A씨가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은 A씨의 계약일이 아닌, 해당 원룸 건물에 설정된 ‘최초 근저당 설정일’에 따라 결정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2023년 2월 21일 개정됐기 때문이다.
만약 건물 등기부등본상 첫 근저당이 2023년 2월 20일 이전에 설정됐다면, A씨는 개정 전 법령에 따라 2000만원을 최우선 변제받는다. 반면, 2023년 2월 21일 이후에 첫 근저당이 잡혔다면 개정된 법령이 적용돼 2500만원까지 보장받는다.
최우선변제금 빼고 남은 돈은?…“전액 회수 불투명”
최우선변제로 2000만원 또는 2500만원을 확보하더라도, 남는 돈은 어떻게 될까. 이 돈은 A씨가 미리 받아둔 주택임차권등기를 통해 확보한 ‘우선변제권’ 순서에 따라 받아야 한다.
집이 경매로 팔린 돈에서 최우선변제금과 은행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액을 모두 빼고 남은 돈이 있을 경우, A씨의 순서에 따라 배당받게 된다. 하지만 전액 회수는 사실상 불투명하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의 홍현필 변호사는 “임대인의 전체 재산이 빚보다 적다면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며 “받지 못한 나머지 금액은 임대인이 파산 절차 후 면책 결정을 받으면 법적으로 탕감된다”고 현실을 짚었다.
변호사들은 A씨가 지금이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에게 자신의 채권(전세금 4500만원)을 신고해 채권자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둘째, 향후 원룸 경매 절차가 시작되면 법원에 ‘배당요구 신청서’를 내 최우선변제권과 우선변제권을 공식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