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까치 들여온 기업 상대로 손해배상 해야 한다" 실제로 가능할지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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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까치 들여온 기업 상대로 손해배상 해야 한다" 실제로 가능할지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2020. 12. 02 11:06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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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호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에 까치 들인 기업에 손해배상청구 해야"

1989년 제주로 까치 보낸 기업, 2020년 까치가 저지른 일들 책임져야 할까

변호사들과 확인해봤더니⋯입증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문제인 건 '이것'

매년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까치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도.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31년 전, 제주도에 '특별한 손님'을 태운 비행기가 착륙했다. 길조(吉鳥)로 여겨지는 까치 53마리였다. 당시만 해도 제주의 세찬 바람 아래 터를 잡는 데 성공한 까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언론사 일간스포츠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까치를 공수해 제주로 보냈다. 이 까치들은 제주도 가기 전 제주 날씨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까지 마쳤다.


하지만 30여년 지난 지금, 제주도에서 까치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약 10만 마리로 추정되는 제주도의 까치는 감귤을 비롯한 농작물을 파먹는 등 농가에 큰 피해를 주면서 '퇴치 대상'이 됐다. 지난 2000년에는 제주에서 사람 등에 피해를 주는 '유해조수'로 지정되기도 했다. "길조의 수모(受侮)"라는 헤드라인이 언론에 오르내린 것도 이맘때쯤이다.


제주도 매년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까치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고용호 제주도의회 의원이 "제주에 까치를 들여온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즉, 일간스포츠 측이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까치를 보낸 기업은 그 까치의 후손들의 말썽을 책임져야 할까.


'까치'가 불러온 소송, 실현 가능성은?

제주시가 까치를 들여온 일간스포츠 측의 책임을 물으려 하는 건, 과거 까치 퇴치를 위해 사용한 비용뿐 아니라 앞으로 들어갈 비용까지다. 이 비용을 법원이 인정할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법원이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일간스포츠 측이 보낸 까치가 현재 피해의 원인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입증 책임은 손해를 주장하는 제주시에 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유한) 강남'의 여영학 변호사, '법률사무소 기원'의 강기원 변호사,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 /. /로톡 DB



① 일간스포츠가 고의로 까치 보냈다?

법무법인(유한) 강남의 여영학 변호사는 "일간스포츠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인정되기 어렵다"며 "까치를 방사하면서 '나중에 개체 수가 급증해 농작물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고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예기치 않은 외래종 동식물의 유입과 번식으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는 사례는 흔하디흔한 일"이라고 했다.


즉, 제주시의 승소를 위해선 일간스포츠 측이 제주에 피해가 생길 것을 알면서도 악의적인 마음으로 까치를 보냈다는 점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까치 방사로 제주시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지만, 부주의로 이를 예상하지 못한 과실이 있어야 한다.


② 30년 전 까치와 현재 피해 사이의 인과 관계있나?

현재 제주의 피해가 약 30년 전 제주도로 건너간 53마리의 까치 때문이라는 인과관계도 입증돼야 한다.


법률사무소 기원의 강기원 변호사는 "1989년 이전부터 제주도에 까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 그 이후에 다른 곳에서 까치가 들어온 것은 아닌지 등 '일간스포츠의 방사와 까치의 개체 수 급증' 사이에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이 소송의 쟁점"이라고 했다.


즉, ❶일간스포츠 측이 까치를 보내기 전까지 제주에는 까치가 없어야 하고 ❷그 이후에도 외부에서 들어온 까치는 없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이 성립해야 53마리의 까치가 오롯이 10만마리까지 증가했다는 점이 입증된다.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는 "까치 방사행위와 손해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까치를 제주에 보낸 것이 무려 31년 전이고, 까치의 피해 범위가 제주도 전체라는 점 또한 피해의 원인을 추적하기 어려운 점이라는 취지다.


이어 김 변호사는 "제주시는 (까치로 인한) 손해액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그 손해배상금액이 적절한 금액인지 역시 제주시가 입증해야 하므로 입증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설사 소송 조건 충족했다고 해도⋯소멸시효 끝났다

설령 제주시가 손해배상청구에 필요한 입증을 했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문제가 있다.


여영학 변호사는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해도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봐야 한다"며 "1989년에 제주도에 까치를 방사한 행위를 불법행위라고 한다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10년이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고 했다.


우리민법은 손해배상청구의 소멸시효를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지난 때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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