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 집 살림'도 모자라 또 여자친구 만든 뒤 불법 촬영⋯법원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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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 집 살림'도 모자라 또 여자친구 만든 뒤 불법 촬영⋯법원의 선택은

2021. 01. 26 16:29 작성2021. 01. 26 16:33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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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태국에 각각 부인과 자녀까지 둔 남성

해당 사실 숨긴 채 여자친구 만든 뒤⋯불법촬영해 지인들에게 유포하고 자랑

/셔터스톡⋅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그녀는 '노예'로 통했다. 2021년도에 노예가 웬 말인가 싶지만, A씨는 주변에 자신의 여자친구 B씨를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A씨는 여자친구 B씨를 칭하며 "50% 노예 완성" "80% 노예 완성"이라는 평가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인들에게 B씨의 내밀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했다. 모두 불법촬영물이었다. 불법촬영과 유포는 형사 처벌되는 범죄. 하지만 검찰 공소장에 적힌 A씨의 범죄는 대범했다.


과시하기 위해 여자친구 만든 유부남 A씨⋯여자친구 나체사진 등 불법촬영

A씨는 처음부터 목적이 불순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B씨를 만났다.


사실 A씨는 아이가 있는 유부남이었다. 그것도 한국과 태국에서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었다.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한국과 태국에 각각 부인과 아들을 두고 있었다. 이 상황도 모자라 B씨를 여자친구로 만난 것이다.


사귀는 동안 A씨는 B씨에게 결혼 사실과 접근 의도를 감쪽같이 속였다. 반면 B씨는 A씨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다.


남자친구인 A씨에게 가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B씨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일. 하지만 A씨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B씨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불법촬영이었다.


A씨의 불법촬영은 치밀하게 이뤄졌다. 그리고 불법촬영물을 지인에게 보내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법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불법촬영의 일부는 촬영한 지 약 10분도 안 돼서 바로 지인들에게 공유됐다.


"처벌불원은 중요한 양형요소지만, 무조건 결정적 요소로 삼을 수 없다"

꼬리가 길면 밟히듯 A씨의 불법촬영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그를 고소했다.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정보통신망법(음란물 유포)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에 즉각 '국내 5대 로펌'이라고 불리는 유명 로펌 한곳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약 16년간 법원에서 재직하다 2019년 퇴임한 전관 변호사였다. 해당 변호사는 A씨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에서도 몸담았었다.


여기에 A씨는 피해자에게 처벌불원서도 받아냈다. A씨가 받는 혐의가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는 아니었지만, 피해자의 처벌 의사는 재판에서 중요한 양형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신진화 부장판사는 판결문에 피해자의 '처벌불원서'에 대해 이렇게 썼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중요한 양형요소다."


"그러나 피해자로서는 그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여 이미 입고 있는 피해가 덜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2⋅3차 피해로 나아가지 않기 위해 부득이 합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무조건 결정적인 요소로 삼을 수 없다."


재판 내내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말하던 피해자가 선고 직전 태도를 바꿔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것이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히려 부득이한 합의일 수 있다고 여겼다.


"엄벌 불가피" 징역 1년 6개월 선고⋯합의서 제출하며 감형 노렸지만 2심도 '동일'

이어 신 부장판사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씨를 꾸짖었다. 만남 과정에서 지속했던 불순한 행동이 처벌의 근거가 됐다. "지인들 사이에서 피해자를 '코로나용'으로 칭하거나 '50% 노예 완성' 등의 용어를 수시로 사용했다"며 "불법촬영물을 그런(성적) 대화의 소재로 사용했다"고 판시했다.


"피해자를 성적 대상물로만 여길 뿐 진지한 상대로 여기지 않음을 뻐기는 행위도 계속했다"고도 지적하며 이런 사실을 안 피해자 B씨가 느꼈을 배신감과 충격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각 5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10월 열린 항소심에서 A씨는 피해자와 작성한 합의서 등을 또 한 번 제출하며 감형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성지호 부장판사)는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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