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물에서 몰래 X 싼 사람 찾는다"…사진까지 붙여 공개수배, 법으로 보면
"우리 건물에서 몰래 X 싼 사람 찾는다"…사진까지 붙여 공개수배, 법으로 보면
"계단에 몰래 대변 보고 사라진 남성 찾는다" 현수막 붙인 건물주
용의자 사진에 이동 동선까지 담겨, 사실상 '공개수배'인데⋯이 행동 위험한 까닭

누군가 건물 계단에 몰래 대변을 누고 달아났다. 분노를 유발하는 이 행동에 CCTV를 통해 파악한 용의자의 신상을 현수막으로 붙인 건물주. 그야말로 '공개수배'를 자처한 건데, 이 행동 법으로 보면 위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수하지 않으면, 계단에서 X 싸는 CCTV 영상 인터넷에 올린다"
건물 앞에 커다란 '공개수배' 현수막이 붙었다. 해당 건물의 2층 계단에서 몰래 대변을 누고 달아났다는 한 남성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엔 CC(폐쇄회로)TV 영상에서 뽑아낸 듯 보이는 사진과 더불어, 상세한 인상착의도 적혀 있었다. 문제의 남성이 언제, 어디에서 몇 번 버스를 타고 자리를 떴는지도 명시했다. 누구든 제보를 해서 남성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면 사례를 하겠다고도 했다.
이같은 현수막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건물 관계자가 어떻게든 해당 남성을 잡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분노 속에 '공개수배'를 선언한 이 행동, 법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를 내건 건물주가 불리할 수 있었다.
일단, 애초에 남의 건물 계단에 대변을 몰래 누고 도망간 사람에게 잘못이 있는 건 맞다. 이러한 행위에는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다.
우리 경범죄처벌법은 도로변이나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볼 경우 1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등으로 처벌한다(제3조 제1항 제12호). 즉, 법적 책임을 물릴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벼운 처벌에 그치는 셈이다.
반면, 현수막이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 누군가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각별히 유의가 필요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도 예외적인 사건에서만 공개수배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개인이 임의로 공개수배 등에 나선다면 여러 가지 법적 문제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사기관이 아닌 개인이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수배하는 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문제가 된 현수막의 내용을 볼 때, 공익적 목적보다는 당사자를 망신 주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도 그랬다. 이러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적용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형법 제307조 제1항)
현수막 게시자가 인터넷에 CCTV 영상 등을 올릴 경우엔 더 문제가 된다. 비록 방범 목적으로 설치한 CCTV라도,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그 영상을 임의 송출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기 때문.
우리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1호는 정보 주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활용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CCTV 영상도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더욱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면 공익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처벌이 이뤄진다.
괘씸하고 황당한 마음은 이해되지만, 사적 제재를 단행했다간 피해자가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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