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팬티' 교사, 성희롱 인정될까? 실제 판결문 찾아보니 재판부마다 판단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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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팬티' 교사, 성희롱 인정될까? 실제 판결문 찾아보니 재판부마다 판단 달랐다

2020. 04. 27 22:53 작성2020. 05. 04 11: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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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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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법상 '성희롱' 판결문 찾아봤더니⋯

①반복성과 ②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이 핵심 쟁점이지만 재판부마다 달라

좀 더 노골적인 경우에 유죄⋯"성적인 의도 없었다" 주장해도 유죄 나온 경우 있어

울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온라인 과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울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온라인 과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27일 네이트판에는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40대 후반인 1학년 담임 A교사가 온라인 개학 후 첫 주말 숙제로 '자기 팬티 빨기'를 내줬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각자 팬티를 빨고 있는 사진을 학급 밴드에 올려야 했다.


속옷 빠는 아이들 사진에 "섹시한 친구" "예쁜 속옷(?) 부끄부끄" 댓글 단 선생님

학생들이 사진을 올리면 A교사는 게시글 하나하나에 "매력적이고 섹시한 친구" "울 공주님 분홍색 속옷 이뻐요" "이쁜 잠옷,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의 댓글을 달았다. "저는 눈웃음이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매력적이고 섹시한 〇〇이", "우리 반에 미인이 많아서 남학생들이 좋겠다"와 같은 글도 올렸다.


앞서 A교사는 한 달 전인 지난 3월 자신의 상체가 드러난 사진을 학급 책꽂이에 꽂아둬 교육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당시 한 학부모가 민원을 넣으면서 해당 반나체 사진은 교실에서 치워졌는데, 한 달 만에 또다시 문제 제기가 이뤄진 것이다.


A교사는 지난해에도 학생들에게 팬티를 빨게 시키고 그 사진을 이용해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섹시팬티, 자기가 빨기, 행복한 효행레크축제'라는 제목으로 공개됐었다.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초등학생에게 "섹시하다"는 표현은 성희롱일까⋯판례를 찾아보니

A교사의 행동이 알려진 후 "초등학생에게 '섹시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건 성희롱"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27일 오후 9시 30분 현재 최초의 네이트판 게시글에는 1380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어린아이에게 쓸 표현이 아니다"와 같은 비판 일색이다.


울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온라인 과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울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온라인 과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같은 행동은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무거운 범죄다.


그러나 실제 이 혐의가 적용된 판례를 찾아보면, 이번보다 훨씬 노골적인 발언들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으로 인정됐다. "너는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와서 처녀 같다"라거나 "〇〇은 자세가 요염해. 다른 남자 선생님 앞에서는 그러고 있지 마"와 같이 성적 뉘앙스가 훨씬 강한 경우에 혐의가 인정됐다.(대구지법 김천지원 판결)


다른 유죄 사건에서도 "△△이한테는 색기가 있는데 너한테는 색기가 없다"와 같은 발언이 아동복지법상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으로 판단됐다.(대전지법 서산지원 판결)


'반복적으로', 그리고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느끼게 했는지'가 쟁점

하지만 표현의 수위는 낮아도 가해자가 ①반복적으로 성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언동을 계속하고 ②사회 통념상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유죄로 인정됐다.


A교사의 행동은 ①반복성에 있어서는 충분히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학생들에게 같은 숙제를 내줬다는 정황이나, 한 달 전에도 상체를 벗고 찍은 사진을 책꽂이에 뒀다는 사실은 반복적인 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많다.


하지만 '팬티를 빠는 숙제'를 내준 행위 자체를 ②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행위로 판단할지는 미지수다. 법원은 그 판단 기준을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르라"(2017도3448)라고 밝히고 있을 뿐, 개별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성적인 의도 없었다" 주장, 재판부별로 다르게 판단

아동복지법상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성적인 의도나 목적이 없었다"고 항변한다. 어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고, 다른 재판부는 "설령 그렇다 해도 유죄"라고 판결했다.


지난 2월 수원고법은 이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줬다. 당시 재판장을 맡은 노경필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 성적인 언행이나 목적이 있었다거나 피고인의 행위에 폭력성 또는 가혹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지난해 6월 같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문봉길 부장판사)는 달랐다. "설령 피고인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도 하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아동복지법 위반)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피해자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해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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