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도시공사 자체 감사 가닥…'제 식구 감싸기' 논란
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도시공사 자체 감사 가닥…'제 식구 감싸기' 논란
도시공사 자체 감사 결정에 '독립성' 우려 제기

분쇄육 먹으며 두리번거리는 늑구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발생한 늑대 탈출 사고와 관련해, 오월드 운영 주체인 대전도시공사가 자체적으로 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8일 늑대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했다가 17일 생포된 늑대 '늑구' 사태에 대해 대전도시공사가 자체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늑대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탈출이 발생한 정확한 경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굴을 파는 늑대의 생태적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점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당초 대전시 차원의 종합감사가 예상되었으나, 도시공사의 자체 감사로 가닥이 잡히면서 '제 식구 감싸기'식 부실 감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법원 판례로 본 공공기관의 높은 주의의무
현행 공공감사법상 대전도시공사가 자체 감사기구를 통해 감사를 실시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자체 감사기구가 내부 조직인 만큼, 경영진의 책임 규명에 있어 실질적인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전문적으로 택지를 개발하여 매도하는 도시개발공사의 손해배상 사건을 맡은 대전지방법원은 공사가 계약의 부수적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는 도시공사가 공공기관으로서 업무 수행 시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은 주의의무를 부담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번 탈출 사고 역시 장기 휴장에 따른 예산 낭비와 입점업체 피해가 발생한 만큼, 자체 감사만으로는 객관적인 책임 규명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퓨마 사태와 대조되는 대전시의 태도
대전시의 소극적인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18년 오월드에서 직원의 출입문 관리 소홀로 발생한 퓨마 탈출 사건 당시, 대전시 감사관실은 즉각 특정감사를 벌여 오월드 원장 등 관련자들에게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당시에는 인력 관리 등의 명백한 잘못이 있었으나, 이번은 복무 위반보다는 시설 안전 미비 문제로 보인다"며 직접 감사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대전시는 도시공사에 대한 종합감사 및 특정감사 권한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공공감사법에 따르면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거나 중요한 사항이 누락된 경우 중복감사 금지 원칙의 예외로 인정되어 추가 감사가 가능하다.
시민 사회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시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인 규명보다 앞선 캐릭터 마케팅 비판
사고의 근본적인 책임 소재를 밝히기도 전에 화제성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늑구를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패밀리'의 신규 캐릭터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오월드 측은 공식 SNS를 통해 늑구가 분쇄육을 먹는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맹수 탈출로 시민 불안을 야기한 사건을 구경거리나 마케팅 수단으로 치환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생동물의 전시 환경 개선과 동물원의 근본적인 기능 전환 등 실질적인 안전 대책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