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65만원인데 '30만원, 35만원' 계약서 2장 쓰자는 임대인, 이래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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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65만원인데 '30만원, 35만원' 계약서 2장 쓰자는 임대인, 이래도 되나요?

2026. 09. 06 13:5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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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 목적' 이중계약서 요구

보증금 보호는커녕 조세포탈 방조범 될 수도 있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은 A씨는 임대인으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으로 계약서 작성을 마쳤는데, 며칠 뒤 임대인이 "기존 계약서를 파기하고 계약서를 2개로 나눠 다시 쓰자"고 제안한 것이다.


임대인이 새로 제시한 계약서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짜리, 총 두 장이었다. 임대인 부부의 사업자를 분리하고 세금을 줄이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A씨는 임대인 요구에 응해도 될지 불안해졌다. 임대인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찜찜하고, 거절하자니 관계가 껄끄러워질까 걱정이다.


실제와 다른 '쪼개기 계약서'를 썼다가 나중에 보증금을 떼이거나 법적 문제에 휘말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쪼개기 계약서로는 보증금 온전히 못 지킨다


허위 쪼개기 계약서를 작성하면 상가임대차보호법상 보호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 특히 상가가 경매로 넘어가는 최악의 경우,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상가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사업자등록과 확정일자를 통해 효력이 발생한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임대차 계약서다.


법무법인 현림 윤상현 변호사는 "상가 임차인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세무서에 낸 계약서로 사업자등록과 확정일자를 받아 공시된다"며 "계약서가 실제와 다르면 경매 배당에서 서류상 조건으로 다투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실제 보증금은 1000만원이지만 서류상 500만원짜리 계약서 2개로 신고했다면, 법원이나 금융기관은 서류에 적힌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허위로 분리된 계약서는 실질을 반영하지 못해 경매 시 보증금 회수에 치명적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역시 임대차 계약서에 공시된 내용과 실제 계약 내용이 다를 경우, 공시된 내용을 기준으로 대항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소액임차인에게 주어지는 최우선변제권마저 부인당할 수 있다. 윤 변호사는 "일부러 쪼갠 계약으로 보이면 오히려 (최우선변제가) 부인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세 연체 분쟁에선 불리, '조세포탈 공범' 될 수도


위험은 보증금뿐만이 아니다. 차임 연체나 계약 해지 등 분쟁이 발생했을 때도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윤상현 변호사는 "계약이 둘이면 임대인이 한쪽만 3기 연체(30만원×3)를 잡아 해지·명도를 걸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월세 65만원 기준으로는 3기 연체(195만원)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30만원짜리 계약 하나만 놓고 보면 금방 해지 사유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임대인의 절세에 동조했다가 '조세포탈 방조범'으로 형사 책임을 질 위험도 있다.


법무법인 장헌 변성훈 변호사는 "실제 거래와 다른 계약서라는 사실과 세금 회피 목적을 알고 작성에 협조했다면, 향후 세무조사 과정에서 책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세금 폭탄이다.


윤 변호사는 "실제 임대인이 아닌 배우자 명의 세금계산서를 받으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가 되어 매입세액 불공제와 가산세를 임차인이 떠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대인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임차인이 금전적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변호사들 "요구 거절하고, 원계약서로 확정일자 받아야"


변호사들은 임대인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대인의 세금 문제를 위해 임차인이 자신의 보증금을 위험에 빠뜨리고 형사 책임까지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기존 1000만원/65만원 계약서는 반드시 유지하시고 실제 거래조건 그대로 사업자등록과 확정일자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 역시 "실제 임대차 조건과 다른 계약서를 임대인의 세무상 목적을 위해 작성하는 것은 향후 보증금 반환과 계약관계 입증에 불필요한 위험을 만들 수 있으므로 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임대인이 계속 허위 계약서 작성을 요구한다면, 요구 내용을 문자나 녹음 등으로 남겨두고 실제 계약과 다른 문서에는 서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유한) 해송 박재휘 변호사는 "임대인의 내부적인 사업자·세금 문제는 임대인이 적법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 임차인이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줄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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