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증인!" 애타는 검찰…호통만 치다 끝난 이재용 재판
"증인! 증인!" 애타는 검찰…호통만 치다 끝난 이재용 재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네 번째 공판
갈 길 먼 데 지지부진한 증인신문에 불만 보인 검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네 번째 공판이 열린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증인! 지금까지 3회차 신문 과정 보면 답변을 매우 조심스럽게 해요. 딱 부러지게 뭐 했다고 답변하는 건 거의 없었어요. 그래놓고 지금은 변호인이 이의제기하니까 증언내용이 바뀌잖아요! 증언 바뀌는 거 인식하세요?"
검찰이 증인의 답변 태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네 번째 공판에서였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전직 삼성증권 팀장이었던 한씨. 한씨는 미래전략실이 주도하는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 계획 '프로젝트G'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한씨에게서 "상장 계획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지시한 것"이라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한씨는 검찰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대답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검찰은 오전 중 세 차례나 한씨에게 간결하게 답변해주기를 요구했지만, "예" "아니오"와 같은 단정적인 답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재판이 검찰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은 건, 앞선 첫 번째 공판에서부터였다.
당시 검찰은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증인을 정했다. 검찰이 정한 첫 번째 증인을 두고 변호인단은 "'프로젝트G' 문건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문건 작성자를 부르는 건 순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누구를 첫 증인으로 신청했어도 (변호인단은) 똑같이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증인이 증언대에 선 뒤에도 검찰은 불만을 잇달아 표출했다. 증인신문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씨는 검찰의 질문에 모호하게 대답하며 이렇다 할 내용을 증언하지 않았고, 신문 절차를 질질 끌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있었던 세 번째 공판에서 한씨에게 "가급적 묻는 말에 긍정 내지 부정 답변을 해달라"고 말했지만, 이후에도 답변 태도는 한결같았다.
검찰이 집중 추궁한 사안은 사실상 한 가지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될 때, 이재용 부회장이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 비율(제일모직 주가의 과대평가)이 결정된 건, 미래전략실이 기획하고 한씨가 수행한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검찰은 한씨로부터 "미래전략실 지시를 받고 행동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받고자 했다. 이 부분이 입증되지 않으면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되긴 어려웠어서 검찰로선 절박했다. 하지만 한씨는 검찰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한씨를 압박하기 위해 간결하게 "예" "아니오"로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질문한 내용은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지 않으냐.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고 대답하는 게 좋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한씨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검찰의 언성은 점점 높아졌다. '바이오 사업 상장 계획' 보고서를 한씨가 삼성 바이오로직스나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 다른 회사에 보낸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과정에서였다.
한씨는 "다른 회사와 논의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검찰은 물러서지 않고 질문의 포인트를 살짝씩 바꿔 사실상 같은 질문을 세 차례 연달아서 했다. 그래도 한씨는 일관적으로 "잘 모르겠다"라거나 "제가 기억은 못 하고 다만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에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후로도 한씨에게 200개에 가까운 질문을 쏟아냈지만, 수확은 없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해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이날 재판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오는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8시간 동안 진행된 재판 중에 사면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
한편 재계는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3일 김부겸 국무총리에게도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를 했다. 이에 김 총리는 "경제계의 목소리와 뜻을 대통령에게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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