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사의 '은밀한 취미'…수십억 위스키 밀수, 처벌 수위 예상해봤더니
교수·의사의 '은밀한 취미'…수십억 위스키 밀수, 처벌 수위 예상해봤더니
의사 면허 박탈, 교수직 상실도 유력

서울세관이 적발한 밀수입 고가 위스키. /연합뉴스
우리 사회의 지성인으로 꼽히는 대학교수와 의사들. 이들은 고소득 전문직으로 구성된 동호회에서 만나 고가의 위스키를 즐기며 취미를 공유했다. 하지만 이들의 비밀스러운 취미는 결국 41억 원의 추징금과 검찰 송치라는 혹독한 대가로 돌아왔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서울본부세관은 최근 대학교수, 기업 대표, 안과·치과 의사 등 10명이 고가 위스키 5,435병(시가 52억 원 상당)을 밀수입하고 관세를 포탈한 혐의를 적발했다.
이들은 정식 수입신고 없이 위스키를 들여오거나, 실제 가격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신고해 세금을 피했다. 심지어 일부는 이렇게 들여온 위스키를 국내에 되팔아 이윤까지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당국은 이들의 자택과 회사를 압수수색해 보관 중이던 위스키 551병을 압수했다. 한 대학교수는 700만 원이 넘는 고가 위스키를 포함해 118병을 사들이면서 세금 약 4천만 원을 내지 않았고, 또 다른 의사는 타인 명의로 물품을 나눠 들여오는 수법으로 무려 4억 3천만 원의 세금을 포탈했다.
'특가법' 적용 여부가 운명 가른다
이들의 행위는 관세법상 밀수입죄와 관세포탈죄에 해당한다. 밀수입죄는 수입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경우, 관세포탈죄는 신고는 했지만 가격 등을 허위로 기재한 경우에 적용된다.
이들의 최종 처벌 수위를 결정할 핵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의 적용 여부다. 특가법은 포탈한 세액이 5천만 원 이상일 경우 일반 관세법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 포탈 세액 5천만 원 이상~2억 미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포탈 세액 2억 이상: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의사는 '실형', 교수는 '집행유예'
관련자들의 처벌 수위는 포탈한 세액에 따라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먼저 약 4천만 원의 세금을 포탈한 대학교수 A씨의 경우, 포탈액이 특가법 적용 기준인 5천만 원에 미치지 못해 일반 관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의 벌금'이다. 최종적으로 사회적 지위를 고려해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 그리고 수억 원대의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4억 3천만 원의 세금을 포탈한 의사 B씨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포탈액이 2억을 훌쩍 넘기 때문에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특가법의 가장 무거운 조항이 적용된다.
범행이 계획적이었고, 일부는 재판매로 이윤까지 추구한 점 등은 형량을 높이는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초범 여부나 반성하는 태도 등이 감경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실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징역 3~5년의 실형과 함께 10억에 육박하는 벌금이 병과될 수 있다.
의사 면허 박탈, 교수직 상실 가능성도
징역과 벌금형이 전부가 아니다. 이들은 사회적 신망을 바탕으로 한 전문직 자격 자체를 잃을 수도 있다.
의사의 경우, 의료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4억 원대 세금을 포탈한 의사는 특가법에 따라 최소 징역 5년 이상의 중형을 받을 가능성이 커, 면허 취소 사유에 명백히 해당한다.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국립대 교수는 교육공무원 신분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당연퇴직 처리된다.
사립대 교수라도 대부분의 대학이 교원인사규정에 중범죄로 처벌받을 경우 임용을 취소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4천만 원을 포탈한 교수가 집행유예를 선고받더라도, 이는 징역형에 해당하므로 교수직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