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했다고 협박당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공포 떨게 한 '보복 협박' 가해자들, 처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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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했다고 협박당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공포 떨게 한 '보복 협박' 가해자들, 처벌은?

2022. 06. 11 07:20 작성2022. 06. 11 11: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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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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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없이 1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최근 1년 치 판결문 살펴보니⋯절반 이상, 집행유예

보복협박의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하지만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협박이 적용된다고 해도, 높은 수위의 처벌을 기대하기 힘들어보인다. 최근 보복협박으로 선고가 확정된 20건의 사건을 분석해본 결과 그랬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북 포항의 한 폐양식장에서 고양이를 여러 마리를 학대해 살해한 20대 남성 A씨. 그는 '호기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지난 4월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됐지만, 그때까지 반성을 모르는 모습이었다.


구속에 앞서 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경찰에 자신을 신고한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신고한 게 너구나" "네 살이랑 가죽도 고양이처럼 벗기겠다"라는 식의 '보복협박'으로 보이는 내용이었다.


보복협박의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이 적용된다.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하지만 A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협박이 적용된다고 해도, 높은 수위의 처벌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보복협박으로 선고가 확정된 20건의 사건을 분석해본 결과 그랬다.


신고에 앙심⋯법원 "보복범죄는 국가 형벌권 행사 방해"

먼저,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은 일상에서 말하는 보복과 다르다. 보복협박죄로 인정되려면 가해자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고소, 수사 단서의 제공, 진술 등에 대한 보복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지난 1년간 '보복협박죄'로 처벌된 사건 20건의 면면을 보면, 가해자는 피해자들에게 △살인미수 △폭행 △협박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이 이를 신고해 수사를 받자, 가해자들은 앙심을 품고 협박했다.


피해자들이 신고해 수사를 받자, 가해자들은 앙심을 품고 협박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피해자들이 신고해 수사를 받자, 가해자들은 앙심을 품고 협박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상황에서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들을 협박한 피고인들도 있었다. 이런 보복협박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단호한 입장이다.


"보복범죄는 피해자의 개인적 법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국가의 형벌권의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4건이 집행유예⋯다수 전과 있어도 피해자 합의 등 고려

하지만 이런 지적에 비해 처벌은 관대했다. 20건 중 14건이 징역형의 집행유예였다. △피해자와 합의 △처벌불원 △협박 내용의 발생 가능성 적음 △우발적 범행 등이 양형에 고려돼 선처가 이뤄졌다.


이중엔 이미 여러 전과가 있는 피고인이 5명이나 있었지만 그랬다. B씨의 경우, 폭력 범죄로 3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폭행 사건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자, 이를 신고한 피해자의 직장에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했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수원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신진우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범죄전력이 있다"고 지적하며 "가벌(可罰·잘못에 대해 처벌할 수 있음)의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C씨 역시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었다. 그는 피해자를 협박(형법상 협박)해 재판을 받게 되자,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를 두 차례 찾아가 "왜 신고를 했냐"며 협박했다. 이중 한 번은 피해자의 몸을 밀치고 철막대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 그는 다른 협박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지만, 어린 두 자녀를 홀로 키운다는 점 등이 고려돼 지난해 8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보복범죄는 국가의 형벌권의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런 지적에 비해 처벌은 관대했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보복범죄는 국가의 형벌권의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런 지적에 비해 처벌은 관대했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실형 평균 형량, 징역 1년 1개월⋯누범 기간에 보복 협박 등

실형은 6건이었다. 평균 형량은 징역 1년 1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가운데 4명은 누범(累犯) 기간에 보복협박죄를 저지른 경우였다. 형법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복역을 마친 사람이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르면 누범으로 본다. 누범으로 인정되면,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다(형법 제62조 제1항).


D씨 역시 누범기간에 보복협박을 저질렀다. 과거에도 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던 그는 지난 2019년 강요죄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D씨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고 법정 증언했던 일에 대해 보복할 마음을 먹었다.


이에 대해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송백현 부장판사)는 "D씨는 자신의 형사사건 수사와 재판과 관련해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누범 기간 중임에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D씨가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살인미수죄 등으로 처벌받은 E씨도 피해자가 자신을 고소한 일에 대해 앙심을 품었다.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허위증언'을 했다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결국 E씨는 가석방된 뒤 피해자에게 "고소와 허위 증언에 대해 대면 사과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피해자가 개명하고 이사를 가자, 피해자의 직장으로 "사과하라"는 편지도 보냈다.


이에 대해 지난해 7월,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갖고 있는 피해자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며 "형사재판의 결과를 진정으로 수용하지 않고, 수사단서의 제공·증언에 대해 보복의 목적으로 한 행위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E씨가 고령이고,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특별법까지 적용해 가중처벌 하도록 정해놓은 보복 협박. 하지만 범죄 전력이 있어도, 누범기간에 범죄를 저질러도 대부분 솜방망이에 그쳤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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