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공무직, 7년간 종량제봉투 대금 6억 5천만원 빼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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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공무직, 7년간 종량제봉투 대금 6억 5천만원 빼돌렸다

2025. 11. 14 10:0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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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종량제봉투 대금 수억 횡령 사건

횡령액 산정의 핵심 쟁점

제주 종량제봉투 / 연합뉴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제주시청 공무직 직원 30대 A씨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A씨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약 7년간 제주시청 생활환경과에서 종량제봉투 공급 및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이 기간 동안 A씨는 총 3,837차례에 걸쳐 종량제봉투 판매 대금 6억 5,1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수법은 단순하지만 장기간 은폐되었다.


A씨는 지정 판매소에 봉투를 배달한 후 현금으로 대금을 받고는, 내부적으로 해당 주문 건을 '주문 취소'로 처리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30여 차례에 그쳤던 범행은 적발되지 않자 횟수를 늘려, 2024년에는 무려 1,100여 차례에 달했다. 횡령한 돈은 생활비는 물론, 온라인 게임과 사이버 도박 등에 탕진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 결제 건'만 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적용의 최대 변수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공소사실에 대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횡령액의 일부를 부인하고 나섰다.


A씨 측은 "현금이 아닌 카드로 결제한 곳에서는 판매 대금을 빼돌리지 않았다"며 "큰 금액을 횡령해놓고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한다고 생각할까 봐 그냥 두려고 했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려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현금 수령이 가능했을 때만 횡령이 발생했으며, 카드 결제 건은 대금이 시청 계좌로 직접 입금되어 횡령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러한 A씨 측의 주장은 법적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A씨의 횡령액 6억 5,100만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가중처벌 기준(5억 원 이상)을 충족한다.


특경법이 적용될 경우,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무거워진다.


따라서 검찰이 공소사실에 기재한 횡령액 6억 5,100만원 중 '카드 결제 건'을 제외한 실제 횡령액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됐다.


만약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실제 횡령액이 5억 원 미만으로 줄어든다면, 특경법이 아닌 일반 형법상 업무상횡령죄가 적용되어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무직 직원의 '업무상 횡령' 성립과 징역 3년 6월 이상 예상되는 이유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공무직 직원의 업무상횡령죄 성립 여부: A씨는 공무직 직원이지만 종량제봉투 주문, 대금 수령 및 정산 등 단순 노무 이상의 공적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형법상 공무원에 해당하며, 제주시를 위한 대금 보관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본다. 현금 대금을 가로채 개인 용도에 사용한 행위는 명백한 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


  • 특경법 적용 및 이득액 산정: 횡령액 6억 5,100만원은 특경법 가중처벌 기준인 5억 원 이상에 해당하므로, 특경법 위반(횡령)죄가 적용된다. A씨 측 주장처럼 카드 결제 건을 제외한 실제 횡령액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 반복적 범행의 죄수 관계: 7년 동안 3,837차례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범행이 반복된 점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저지른 포괄일죄로 볼 여지가 있으나, 범행 횟수와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실체적 경합범으로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및 특경법 법정형을 고려하면, A씨는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6억 원이 넘는 고액 횡령, 7년간의 장기간 범행, 계획적 수법(주문 취소 처리), 공무에 대한 신뢰 훼손 등 불리한 정상이 매우 많다.


다만,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 초범인 점 등 유리한 정상도 참작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형 참작 사유를 종합하여, A씨에 대한 예상 선고형을 징역 3년 6월에서 4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피해 회복 노력 여부에 따라 형량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2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다.


검찰이 카드 결제 건과 현금 결제 건을 명확히 구별해 횡령액을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가 재판 결과의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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