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없으면' 과태료 물린다더니, 방역패스 '먹통'은 책임 안 집니다
방역패스 '없으면' 과태료 물린다더니, 방역패스 '먹통'은 책임 안 집니다
지난 13일부터 일상 곳곳 '방역패스' 적용됐지만, 시스템 오류 잇따라
KT사태처럼, 방역패스 '먹통'도 손해배상 가능할까 봤더니

지난 13일부터 식당과 카페 등 일상 곳곳에서 방역패스가 적용됐지만, 시스템 오류로 인한 '먹통' 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당장 장사해야 하는데, 도대체 이게 뭐냐고요!"
7일간 계도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방역 패스 적용이 시행된 지난 13일. 식당처럼 방역패스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시설 곳곳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시행 첫날부터 백신 접종 인증서 등을 불러오는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 안 되는 'QR 인증'을 하기 위해 사장님도, 손님도 애를 먹었다.
이용자가 몰린 점심 시간대부터 불거진 방역패스 '먹통' 사태는 그날 저녁까지 그대로였다. 방역 당국은 "시스템 과부하로 인해 방역패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뒤늦게 서버 증설에 나섰다. 결국 "13일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에도 방역패스 오류가 이어졌고, "방역패스가 작동하지 않은 시간대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땜질식 대응이 반복됐다.
방역패스가 없는 손님과, 이를 확인하지 않은 사업자에겐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정작 대대적인 행정 처분을 예고하고도, 방역패스 시스템은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정부에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하는 걸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전기통신사업법'이었다. 이 법에선 통신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전기통신사업자가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제33조).
최근 벌어진 KT나 카카오톡, 구글 안드로이드 오류 사례 모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여부가 문제가 됐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번 방역패스 오류 문제는 예외"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자문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방역패스 오류를 일으킨 게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정부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전기통신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만 해당 법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방역패스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통신 오류가 발생했더라도, 그 주체가 정부라면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이지훈 변호사 역시 "전기통신사업법 자체가 통신 관련 사업자를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라면서 "정부를 이 법의 관리를 받는 사업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결국, 똑같이 통신 오류를 일으켰더라도, 일반 사업자가 아닌 정부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당장 "방역패스 오류가 실질적으로 어떤 피해를 낳았는지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임원택 변호사는 "방역패스 오류를 야기한 정부나 관련 기관에 손해배상·손실보상 의무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워 실제 배상이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KT 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당시 불편을 겪은 사람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손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약간의 보상만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정부가 고의로 방역패스를 먹통으로 만든 게 아니고, 유상 서비스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보면 실질적인 손해를 증명하더라도 배상액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지훈 변호사도 "방역패스 오류와 개인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를 법원이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역패스 오류로 인한 불편은 분명 존재했지만, 이를 근거로 정부에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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