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 시술, 의사 아니어도 되나요?… 네, 됩니다. 2년만 기다리세요
타투 시술, 의사 아니어도 되나요?… 네, 됩니다. 2년만 기다리세요
1992년 대법원 판결 33년 만에 비의료인 문신 시술 합법화
법 공포 후 2년 뒤 시행, 그전까지는 현행법 적용
의료계 반발 등 과제 산적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는 ‘문신사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셔터스톡
33년간 불법 영역에 갇혀있던 문신(타투) 시술이 마침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 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하지만 법이 실제 효력을 갖기까지 2년의 유예기간이 남아있어, 그전까지 타투이스트들은 여전히 불법 의료행위자로 남게 됐다.
22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남채은 변호사는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앞으로 2년 동안은 여전히 현행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원칙적으로는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불법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은 '불법', 현실은 '유망 직업'⋯30년간의 모순
1992년 대법원은 문신 시술을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의료 행위"로 판단했다. 이 판결로 의사 면허가 없는 타투이스트의 모든 시술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22년 기준 국내 문신 시장 규모는 3조 원, 종사자는 30만 명으로 추산될 만큼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다. 과거 조직폭력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문신이 2000년대 이후 패션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은 정부 정책에서도 드러났다. 2015년 고용노동부는 타투이스트를 '미래 유망 직업'으로 선정했고, 국세청은 '문신 서비스업' 코드를 만들어 사업자 등록과 납세를 가능하게 했다. 남 변호사는 "정작 그 직업의 핵심 행위인 시술 자체는 불법으로 처벌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법적 지위 탓에 타투이스트들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했다. 시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고객이나 경쟁 업소의 악의적 신고로 형사 처벌을 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한 타투이스트 노조에서는 2020년 한 해에만 협박받고 있다는 조합원의 전화를 150건 받았다"고 전했다.
'문신사' 면허제 도입⋯국가가 직접 관리 나선다
33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은 문신사법의 핵심은 '국가 관리'다. 법안은 '문신사'라는 국가 공인 직업을 신설하고, 면허 제도를 도입해 국가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만 시술 자격을 부여한다.
면허를 취득한 문신사는 관할 지자체에 '문신업소'를 정식 등록해야 영업할 수 있으며, 매년 위생·안전 교육과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만약 시술 과실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문신사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하지만 모든 문신 관련 행위가 허용된 것은 아니다. 남 변호사는 "이미 새겨진 문신을 제거하는 시술은 여전히 의료 행위로 남아 문신사는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보호자 동의 없는 미성년자 시술 ▲마약 중독자 및 성범죄 이력자 면허 취득 등은 명확히 금지된다.
의료계 "안전성 우려"⋯한의사 "명백한 차별" 반발 여전
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의료계는 문신 시술이 바늘을 사용하는 침습적 행위인 만큼, 기구 소독이 미흡할 경우 심각한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주장한다. 문신 염료에 포함된 중금속의 독성 반응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한의사 업계의 반발도 예상치 못한 뇌관이다.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며 '면허 없이 시술 가능한 의료인'을 의사로만 한정했기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현행 의료법상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모두 의료인인데 유독 의사에게만 예외를 인정하고 한의사와 치과의사는 배제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법안대로라면, 그동안 두피 문신 등을 합법적으로 해왔던 한의사가 하루아침에 불법 시술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남 변호사는 "법의 변화와 더불어 문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개인의 자유와 직업 윤리 사이의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기 위한 성숙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