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 했을 뿐" 하루 만에 풀려난 '수원 마약 좀비'…결국 모발서 덜미 잡혔다
"스트레칭 했을 뿐" 하루 만에 풀려난 '수원 마약 좀비'…결국 모발서 덜미 잡혔다
변호사 "소변은 최근 며칠만 확인"
모발 양성으로 과거 투약 입증

지난 6월 SNS에 올라온 '수원 마약 의심 영상' 속 남성 모습. /연합뉴스
소변 검사 음성으로 풀려났던 '수원 마약 좀비' 피의자가 모발 감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며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지난 6월 대낮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등을 굽힌 채 비틀거리는 남성의 영상이 SNS에 퍼졌다. 마치 영화 속 좀비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행동에 경찰은 CCTV를 추적해 30대 남성 A씨를 찾아냈다.
현장 간이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소변 정밀감정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A씨는 하루 만에 석방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몸에 힘이 없어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석방 뒤 이뤄진 자택 압수수색… 법적으로 가능한가
소변 검사 음성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수사를 접지 않았다.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으며, 결국 최근 모발 정밀감정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을 최종 확보했다.
소변에서 마약 성분이 나오지 않아 풀려난 피의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수사 절차는 적법한 걸까.
1알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는 "구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과 수사할 혐의가 남아있는 것은 별개"라고 짚었다.
김상민 변호사는 "소변 검사는 최근 사흘에서 열흘 이내의 투약 여부만 잡아내지만, 모발은 길이에 따라 수개월에서 1년 전 투약 이력까지 밝혀낼 수 있다"며 "법원에서도 소변으로 잡히지 않는 과거 투약 증거를 모발 감정과 포렌식으로 확인할 필요성을 인정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대해 김 변호사는 "기기를 통째로 터는 것이 아니라 영장에 적힌 혐의와 관련된 구매 대화, 송금 내역 등만 골라내는 선별 압수 원칙이 적용된다"며 피의자의 포렌식 현장 참관권 등 절차적 정당성이 보장돼야 함을 강조했다.
영상 찍힌 '그날' 투약 안 나타나도 처벌될까
모발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범행 당일 영상이 찍힌 시점에 마약에 취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사건 직후 채취한 소변에서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법적으로 어느 시점에든 마약을 투약한 적이 있는가와 영상 속 그 순간에 마약에 취해 있었는가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모발 감정 양성만으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면서도 "영상 속 행동이 그 순간의 마약 때문이었는지는 유·무죄보다는 양형 사유로 다퉈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A씨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신경정신과 약물 때문이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당한 의사의 진단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것이라면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국과수가 특정한 검출 성분과 병원 처방 내역을 정밀 대조하게 될 것"이라며 "처방전으로 소명되지 않는 성분이 나오거나 오남용, 타인 양도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약 범죄는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김상민 변호사는 "필로폰 단순 투약도 양형기준상 징역 10개월에서 2년이 권고된다"며 "특히 이번 사건처럼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시민들에게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안긴 정황은 재판에서 불리한 가중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