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방영 금지, 아직 어렵지만 '이 장면' 나온다면 가능성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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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방영 금지, 아직 어렵지만 '이 장면' 나온다면 가능성 있다는데…

2021. 12. 20 18:15 작성2021. 12. 21 18:31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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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중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하루 만에 27만명 돌파

법원에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 내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변호사들은 입 모아 "어렵다"…단, 앞으로 '이 장면' 나오면 그땐 이야기 다르다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에 대한 비판이 연일 거세지고 있다. /JTBC 홈페이지·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첫 방송 이후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의 "방영을 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 하루 만에 27만명(20일 오후 6시 기준)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설강화는 남파 간첩과 민주화 운동 여학생의 사랑을 담은 설정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많은 간첩물 중에서도 설강화가 논란이 된 핵심 이유는,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설강화는 1987년 민주화 운동 당시를 배경으로 한다.


이에 한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 사망한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러한 설정은 간첩을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JTBC 측에선 두 차례에 걸쳐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들끓고 있다. 특히 1화에서 여주인공이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조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계속된 논란 속에 가처분 신청을 걸어 법원에서 "방영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는 상황.


이에 로톡뉴스는 실제 법정에 가게 되면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검토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의 내용이 '허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현재 방영된 1,2화의 내용만 봤을 땐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다. 단, 앞으로 '이런 장면'이 나오면 그땐 이야기가 다르다."


드라마는 종종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특정 인물과 그 후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곤 한다. "해당 드라마의 방영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됐을 때, 우리 법원의 주요 판단 기준은 '과연 합리적인 시청자라면 드라마가 허구적 상상력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지'다.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의 내용이 '허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우리 법원은 해당 신청을 기각한다. 그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오해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대로 신청이 인용되려면, 시청자가 그 내용을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로 오해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변호사들 "1,2화 내용으로는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 받아들여질 가능성 적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들은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건 어렵다"고 입 모아 말했다.


설강화 1,2화를 시청한 조은결 변호사(법무법인 해자현)는 "물론 부적절한 장면이 일부 있지만,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다수의 시청자라면 드라마의 내용이 허구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설강화의 시대적 배경에 민주화 운동이 깔려있긴 하지만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의 신분을 오해하고, 숨겨주면서 벌어지는 과정 등을 그리고 있어 허구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했다.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의견도 비슷했다. "역사적 사실을 재서술한 게 아니라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에 중점을 둔 것에 가까워 보인다"며 "실제 인물의, 실제 사건이 아니라 허구적 인물을 설정했으므로 표현의 자유가 더 우선한다고 판단될 것"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명현의 최영식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이 방송을 통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는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허구의 사랑 이야기에 가까우므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 역시 "방송사에서 '허구'를 기초로 제작한 드라마일 뿐이므로 기각 가능성이 높다"며 "방송을 금지할 필요성과 긴급성, 상당성도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률사무소 명현'의 최영식 변호사,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앞으로 '이런 장면' 나오면 그땐 이야기 다르다"

단, 앞으로 설강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면 그땐 이야기가 다르다고 했다.


①간첩인 남주인공이 운동권 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하는 장면

②간첩인 남주인공이 운동권 학생들에 섞여서 데모하는 척을 하는 장면


조은결 변호사는 "1,2화에선 이런 장면이 보이지 않았지만 추후 이런 장면이 나온다면 그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시청자 입장에서도 해당 장면을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이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피해를 본 유족 측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예 훼손, 인격권 침해 등을 이유로 해당 드라마의 방영금지 등을 요구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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