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친일파 기업인' 썼다가 벌금 70만원…왜 유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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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친일파 기업인' 썼다가 벌금 70만원…왜 유죄일까?

2026. 08. 21 16:36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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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명예훼손은 '허위 사실'일 때만 처벌

법원 "단편적 기사만 보고 단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역사 블로그에 한 사망한 기업인을 '친일파'라고 지칭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없었다.


고인의 유족은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법원은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사망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블로그에 "친일파 기업인 B"…근거는 없었다


사건은 2019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1986년에 사망한 기업인 B씨를 지칭하며 '친일파 기업인 B'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A씨는 B씨가 이미 사망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B씨의 친일 행각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사실은 없었다. A씨는 아무런 근거 없이 B씨를 '친일파 기업인'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형법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死者·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죄와 달리,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처벌받지 않는다.


"죄질 좋지 않다"면서도 벌금 70만원…감형 이유는?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이지수 판사는 지난 2021년 5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먼저 A씨의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접한 단편적인 기사 등을 토대로 고인을 '친일파'로 단정 지어 명예를 훼손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B씨의 유족인 고소인들이 A씨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도 불리한 사정으로 짚었다.


하지만 여러 감경 사유도 함께 고려됐다. 재판부는 A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유에 대해 여러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기사를 보고 별다른 검토 없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게시글의 조회 수, 댓글 수에 비추어 보면 널리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고소 이후 게시글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며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식명령에서 정한 형보다 가벼운 형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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