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받은 고유정, 20년 뒤 세상 밖으로? 법적으로 가석방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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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징역’ 받은 고유정, 20년 뒤 세상 밖으로? 법적으로 가석방 길 열려

2025. 07. 17 12: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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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잔혹 살해 후 무기징역

20년 복역 시 가석방 신청 자격 획득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해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중인 고유정. /연합뉴스

무기징역. ‘기한 없는 징역’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20년’이라는 숫자가 유족들의 가슴을 두 번 무너뜨리고 있다. 대한민국을 경악시킨 ‘전 남편 살해 사건’의 범인 고유정에게도 20년 뒤 사회로 돌아올 문이 법적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법의 심판은 끝났지만, 피해자 가족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무기수의 20년 복역, ‘가석방’ 신청 자격 생긴다

1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법무법인 신도성 변호사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가석방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형법 제72조에 따른 것이다. 해당 조항은 무기징역 수형자가 최소 20년 이상 형기를 채우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물론 신청한다고 모두가 풀려나는 것은 아니다. 신 변호사에 따르면 가석방 요건은 매우 까다롭다. ▲최소 20년 이상 복역 ▲교정시설 내 모범적인 생활 태도 ▲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무기수의 경우 “사회감정에 비추어 범죄의 정상이 극히 딱하고 가엾은지” 여부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교도소 내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9명의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심사를 받는다. 이 문턱을 넘어야만 법무부 장관의 최종 허가를 거쳐 사회로 나올 수 있다.


‘희대의 살인마’ 고유정, 죗값은 무기징역이었다

그렇다면 고유정은 어떨까. 그의 범행은 ‘잔혹’과 ‘계획’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2019년 5월, 고유정은 전 남편을 제주시의 한 무인 펜션으로 유인했다. 이혼 후 2년 만에 아들과의 첫 만남을 고대하던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탄 카레라이스를 먹인 뒤, 의식을 잃자 흉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범행 전 고유정은 ‘니코틴 치사량’, ‘시신 유기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범행 도구를 미리 구매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범행 후에는 이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해 제주도와 완도행 여객선, 그리고 자신의 아파트 쓰레기장에 나눠 버리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범행 동기는 아들과 전 남편의 만남이 자신의 재혼 생활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이기심 때문이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여기에 더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받았지만, 이 부분은 증거 불충분으로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되며 사실상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가석방’ 가능성 0에 가깝지만…“국민 여론이 최후의 보루”

신 변호사는 고유정의 가석방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재판 과정에서 보인 반성 없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장대호 재판에서는 1심 재판부가 판결문에 “가석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례적인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국민 여론’의 힘이다. 신 변호사는 “가석방심사규정은 무기수에 대해 ‘사회감정’을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일수록 여론이 가석방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석방 제도가 수형자의 교화와 사회 복귀를 돕는 순기능도 있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흉악범에게까지 그 문을 열어줘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 가석방 요건 상향 등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지만, 법 개정은 더디기만 하다.


결국, 법이 정한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때, 고유정과 같은 범죄자를 다시 사회로 내보내지 않을 최후의 보루는 ‘잊지 않으려는 국민의 감시와 목소리’뿐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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