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상표의 흥망성쇠 이야기(3) 불닭, 타다,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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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상표의 흥망성쇠 이야기(3) 불닭, 타다, 배달의민족

2020. 05. 15 15:27 작성2020. 05. 15 16:01 수정
정진섭 변호사의 썸네일 이미지
jsjung@soul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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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상표관리로 분쟁 예방해야 하는 상표권자

군산시는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배달앱 명칭을, 특허청에 상표출원하여 심사 중에 있다. 하지만 선출원상표인 '배달의민족'과 요부(要部) 5글자 가운데 3글자 이상이 동일한 호칭으로, 전체적으로 유사하여 오인·혼동이나 주지저명성의 희석화(dilution) 등 등록거절사유가 엿보인다. /게티이미지코리아⋅배달의민족⋅배달의명수 애플리케이션

#1. 서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최근 보도가 있다. 세계적인 스낵식품 사재기 현상에다가 K-Food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유명상표의 평판이나 인지도는 뜻밖의 외부상황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 칼럼은 상표법적 관점에서 꾸준하고 합리적인 상표관리를 강조할 따름이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인지도가 높은 유명상표라 해도 부실한 상표관리로 '식별력'을 상실하게 되면 언제든지 독점 불가능한 보통 명칭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2. 상표권 분쟁의 형사 사건화 문제

흔히 상표권 분쟁이 극으로 치달으면, 침해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만 아니라, 형사고소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 불닭 사건도 상표권자의 형사고소로 후발 업체인 '홍초불닭' 대표이사와 가맹점주에게 상표법 위반의 형사책임을 묻는 검찰의 약식기소가 있었지만, 피고인들이 불복하여 정식재판 진행한 결과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무죄 판결의 원인은 홍초불닭 이외에도 OO불닭, 불닭XX 등 다양한 이름의 업체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불닭' 등록상표가 다른 상표와 달리 식별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아주 매운 맛' 닭요리라는 성질 표시적 표장에 불과하여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끔 된 것이 아닌 지 등 상표법상 법리가 형사상 유·무죄 판단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쟁점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상표법 쟁점을 간과한 채 공소제기를 했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특허법원 판결과 이 형사판결 덕택에, 결국 '불닭'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해도 되는 '보통명칭'이 되었다.


#3. 상표관리 측면에서 본 '타다'의 문제점


수평선 도안문자로 만든 '타다'의 상표. /연합뉴스
수평선 도안문자로 만든 '타다'의 상표가 새겨진 차량이 국회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공유차량 모바일 앱 서비스 '타다'의 경우, 상표법 위반 아닌 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사건이기는 하지만, 기존 택시업계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했다가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런데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곧이어 국회 통과된 이른바 '타다금지법(운수사업법개정)'으로 인해서 그 사업은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는 소식이다.


혁신적 공유경제의 플랫폼이라는 긍정성을 감안한다 해도, 상표법적 관점에서 볼 때 '타다'의 상표관리는 부실하고, 때늦은 것으로 보인다. 즉 특허청 키프리스 검색 결과에 따르면, 2018년 7월 한글 문자 '타다'를 상표 출원했으나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한 상표'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뒤늦게 작년 12월 말과 올해 2월에 들어와서야 수평선 도안문자(위 이미지)를 상표출원해서 현재 심사 중에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선출원상표와 동일·유사, 지정상품 명칭 불명확 등의 거절 사유가 있어 보정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4. '배달의민족'과 '배달의 명수'

배달앱으로 유명한 '배달의민족'의 경우, 2010년 창업 초기부터 매우 충실하게 상표관리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배달의민족' 문자상표 만이 아니라, 다양한 도안의 파생상표를 출원·등록하여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국내에 널리 그 식별력과 주지저명성을 확보하였다. 그 결과 독일 업체가 40억 달러에 인수 계약할 정도로 국외까지 우수성을 인정받은 주지저명 상표가 되었다. 그리고 배달앱 유저 인터페이스(UI)나 플랫폼 DB 등 저작권법이나 영업비밀에 의해 보호받을 권리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착실하게 지식재산을 관리해온 '배달의민족'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모바일 배달앱이 활성화된 것을 계기로 수수료 인상을 추구하려다가 문제가 생겼다. 그 반발로 군산시에서 자영업자의 비용절감 차원에서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배달앱을 개발하고,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가 동일 유사한 서비스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그에 따른 법적 논란이 뜨겁지만, 수수료 징수방식과 독점의 폐단이라는 공정거래법 관점에서만 거론된다는 점은 아쉽다.


발명가나 상표권자 등을 위한 독점 보호를 목표로 하는 '지식재산법'과 독점 규제를 통해서 경쟁질서 확립을 목표로 하는 '공정거래법'은 상반된 입법취지를 갖고 있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이 상호보완의 역할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지식재산권 측면에서도 반드시 검토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최근 군산시는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배달앱 명칭을, 특허청에 상표출원하여 심사 중에 있다. 하지만 선출원상표인 '배달의민족'과 요부(要部) 5글자 가운데 3글자 이상이 동일한 호칭으로, 전체적으로 유사하여 오인·혼동이나 주지저명성의 희석화(dilution) 등 등록거절사유가 엿보인다. 만일 등록되어 사용된다 해도 장차 상표권·저작권 침해 내지 부정경쟁행위를 둘러싼 대형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5. 교훈

언제나 유명상표의 흥망성쇠는 상표권자 스스로의 의지에 달려 있다. 평소 꾸준한 상표관리를 통해서 자기 상표가 침해되지 않도록 분쟁예방에 노력해야 한다. 만일 상표권 침해사례가 발생하면 신속한 법률 자문과 검토를 거쳐 사전 대화, 조정·중재, 민사소송 등의 분쟁 해결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치되, 형사고소는 최후수단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첨언할 것은, 코로나 방역 시행으로 인해 행정규제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정부나 지자체가 민간부문의 유명상표의 주지저명성에 편승하거나, 플랫폼 UI나 DB를 허락 없이 베끼는 편법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만일 정부 주도로 지식재산권 질서에 혼란이 생기면, 그로 인해 자유시장 경제의 장점인 '창의'와 '열정'이 위축되고, 결국 사회 전반의 산업경쟁력을 후퇴시키는 부작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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