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면서 오염 정화? 발암물질 범벅인 용산 부지, 정화에만 최소 7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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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면서 오염 정화? 발암물질 범벅인 용산 부지, 정화에만 최소 7년 걸린다

2026. 08. 20 11:1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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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옥신 35배, 부지 82%가 '독성 땅'

1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관계자들이 '용산어린이정원 사수 궐기대회'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맹독성 발암물질로 뒤덮인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정부가 주택 공급을 추진하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짓겠다며 "어차피 아파트를 지으면서 땅을 파니까 정화도 같이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이를 "얼토당토않은 발상"이라며 강하게 일축했다.


건축 설계가 결정하는 공사 굴착 범위와, 오염 물질 분포가 결정하는 정화 범위는 결코 일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 지하를 판다고 해서 건물 밖으로 퍼져나간 오염이나 깊은 지하수 오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이옥신 35배 검출⋯전체 부지 82%가 기준치 초과한 '맹독성 땅'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녹색연합 정규석 사무처장에 따르면 용산기지의 오염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과거 환경부가 미군과 반환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 유류계 오염물질은 물론 다이옥신과 벤조피렌 같은 맹독성 발암물질이 다량 확인됐다.


구체적인 수치는 충격적이다. 비소는 현행법상 1지역 기준치의 거의 40배, 다이옥신은 35배, 석유계총탄화수소는 23.4배까지 검출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심각한 오염이 특정 구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 부지의 약 82%에서 1지역 기준을 초과했다는 점이다.


정규석 사무처장은 정부가 주장하는 '일부 훼손된 땅만 활용하겠다'는 계획 역시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군기지 특성상 노후화된 송유관에서 샌 기름과 중금속이 지하수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며 "특정 부지는 안전하다고 장담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설명했다.


"정화 끝났다"며 15cm 흙 덮었던 정부


정부의 허술한 오염 정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개방하며 약 15cm의 흙을 덮은 뒤 "정화가 끝났다"고 발표했다.


중금속 등 토양 오염 물질은 체내에 장기간 축적되어 서서히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장 눈에 띄는 증상이 없더라도 시민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정화해야 한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일관된 경고다.


7년 걸리는 정화 작업⋯춘천 미군기지 '드럼통 사태'의 교훈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르면, 전체 부지를 반환받은 시점부터 오염 정화를 완료하기까지 최소 7년의 기간을 산정하고 있다.


토양 속 중금속이 빗물에 녹아 지하수로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흙을 파내 별도의 장소에서 물로 세척하거나, 캠프 마켓(인천 부평 미군기지)처럼 비닐하우스를 지어 열을 가해 다이옥신을 찌는 등 고도화되고 까다로운 공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염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고, 정화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정 사무처장은 과거 춘천의 옛 미군기지(캠프 페이지) 반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정화를 마쳤다고 했지만, 나중에 토지 공사를 위해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보니 드럼통 30통이 그대로 나왔다"는 것이다.


정 사무처장은 주택을 지을지 공원을 만들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에 대해 "오염 범위와 정화 계획이 확정되고 공사까지 끝난 뒤에야 고민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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