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불만 글 쓸 때, '이렇게'만 쓰면 고소당할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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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불만 글 쓸 때, '이렇게'만 쓰면 고소당할 일 없다

2020. 05. 26 10:42 작성2020. 05. 26 20:11 수정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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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비방할 목적'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

소비자로서 '정당한 후기'라고 생각하고 쓴 글에 업체가 고소하겠다고 하면? 합법적인 후기 글 쓰는 방법을 알아봤다. /셔터스톡

인터넷에서 구입한 물건에 환불신청을 한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환불배송비를 내면 상품을 수거해 간다"는 안내에 따라 A씨는 배송비까지 추가로 냈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대행업체 고객센터는 통화할 때만 "알겠다, 곧 상품을 수거해 가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답답했던 A씨는 물건 제조사 홈페이지를 찾아갔다. 그리고 고객 게시판에 후기 글을 작성했다. "당신 회사 제품을 팔고 있는 〇〇 대행업체가 환불조치를 제때 하지 않고 있다. 귀사의 평가가 떨어질 만한 대행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글을 작성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B업체가 명예훼손으로 자신을 고소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


비방할 목적? 대법원이 판단한 세 가지

A씨는 소비자로서 겪고 있는 불편함에 대한 후기 글을 작성했지만, 소송당할 것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최근 '온라인 리뷰'가 해당 제품 평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사업자들은 법적 수단을 동원해 부정적인 리뷰를 없애려고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때 활용되는 법률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70조)이다.


이 조항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성립한다. 결국 소비자가 쓴 항의 글이나 후기에 '비방할 목적'이 있었느냐가 쟁점이 된다.


우리 법원은 이 '비방할 목적'을 어떻게 판단할까. 대법원은 지난 2012년 구체적인 판단요건을 밝힌 바 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소비자가 인터넷 카페와 개인 블로그에 후기를 올린 사건에 대한 판례다.


피고인은 실제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뒤 "서비스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가, 해당 산후조리원으로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했다. 소비자로서는 '정당한 후기'라고 생각하고 쓴 글에 업체가 고소를 한 것이다. 1⋅2심에서 결판이 나지 않아 결국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왔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판단하면서 '비방할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히 했다.


대법원이 본 중요 포인트는 다음 세 가지다.


① 소비자가 실제 겪은 일로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표현했는가

② 게시글이 특정 소비 분야나 업체의 정보를 구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한정되는가

③ 밝힌 내용이 다른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가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실제 이용하면서 겪은 일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고,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객관적 사실에 부합(①)하는 점, 산후조리원 정보를 검색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 한정되는 점(②), 산후조리원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임산부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③)"이라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본 세 가지 요건 적용해보면 = A씨 불만 글 '문제없음'

대법원의 이런 판단요건을 A씨 사례에 적용하면 어떨까.


A씨가 작성한 후기 글은 자신이 겪고 있는 일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①), 회사의 게시판에 작성해 인터넷 사용자가 한정된다(②). 아울러 해당 제품을 사려고 하는 다른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점(③)이므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비방의 목적'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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