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료 먹이고 끓는 물 고문…'방석집 자매 포주' 감형, 법원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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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사료 먹이고 끓는 물 고문…'방석집 자매 포주' 감형, 법원의 이유는?

2025. 08. 22 15:35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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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방석집 성매매 여성 감금·가혹행위 사건 항소심 판결

'피해자 합의'와 '처벌불원'이 감형의 결정적 이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목줄에 묶여 개 사료를 먹고, 끓는 물 고문을 당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현대판 노예' 사건, 법원은 왜 가해 자매에게 감형을 선고했을까.


인간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짓밟은 이 끔찍한 사건의 전말과 법원의 판단을 법률 기자의 시선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지옥문이 된 방석집, 목줄과 개 사료

사건은 2020년 강원도 원주의 한 '방석집'이라 불리는 성매매 업소에서 시작됐다.


친자매인 포주 A(53)씨와 B(49)씨는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약 1년간 상상조차 힘든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피해 여성들의 목에 줄을 채워 감금하고, 대소변을 핥아먹게 했으며, 밥 대신 개 사료를 던져줬다.


끓인 물을 몸에 붓고 담뱃불로 살을 지지는 끔찍한 폭행도 일상이었다. 한 피해자는 반복된 폭행으로 귀가 뭉개지는 '만두귀(이개혈종)'가 됐고, 다른 피해자는 체중이 30kg 가까이 줄었다.


이들의 지옥 같던 생활은 코로나19로 업소가 문을 닫게 되자, 피해 여성 3명이 탈출해 경찰에 고소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법원 "상상 못할 범행"…그런데 왜 감형?

수사기관은 자매에게 성매매 강요(성매매처벌법 제18조 제1항), 특수감금, 특수상해 등 중범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현대 사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범행"이라며 A씨에게 징역 22년, B씨에게 징역 3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7년, B씨에게 징역 25년으로 형량을 크게 낮췄다.


인간의 존엄을 훼손한 반인륜적 범죄라면서도 감형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피해자와의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표시였다.

처벌불원이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로, 법원은 이를 양형(형벌의 수위를 정하는 것)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중요하게 고려한다.


가해자 측이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합의금을 지급했고, 이를 받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자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선불금'이라는 족쇄, 법은 피해자를 택했다

이 사건은 성매매 여성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많은 성매매 여성들은 '선불금'이라는 빚에 묶여 업소를 떠나지 못한다.


포주들은 이 선불금을 빌미로 여성들을 통제하고 성매매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 하지만 우리 법은 이러한 족쇄를 인정하지 않는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를 한 사람이 그 행위와 관련하여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은 그 계약의 형식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무효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포주가 성매매 여성에게 빌려준 돈은 법적으로 갚을 의무가 없는 '무효'인 셈이다. 법은 이들을 단순 범죄자가 아닌, 위계와 위력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성매매피해자'로 규정하고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솜방망이 논란과 남겨진 과제

항소심의 감형 소식이 알려지자, 범행의 잔혹성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다.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돈으로 용서를 사고 형량을 낮추는 과정이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무거운 과제를 던졌다.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단속과 함께, 피해 여성들이 선불금의 굴레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


법과 제도의 보호가 현장의 피해자에게 닿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방석집 자매' 사건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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