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를 볼 수 없었다⋯'조국' 없는 '조국 소환 길'
아무도 그를 볼 수 없었다⋯'조국' 없는 '조국 소환 길'
윤석열 총장의 '공개소환 전면 폐지' 선언 후⋯수혜자 1호가 된 조국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출석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달 28일 외출하는 조국 전 장관의 모습. /연합뉴스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출석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딱 한 달 만이다. 검찰은 조 장관을 비공개로 소환했다. 뇌물수수 혐의를 받았던 전·현직 장관 중에 비공개로 출석한 사람은 조 전 장관이 처음이다. 아이러니하게 이는 모두 윤석열 검찰총장 덕분이었다.
'포토라인 폐지'를 골자로 한 새 공보준칙이 적용되기 전(다음 달 1일부터 시행)이지만, 윤 총장이 "시행을 기다리지 말고 포토라인을 당장 폐지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과 사생결단을 벌이고 있는 윤 총장 덕분에 조 전 장관이 포토라인을 우회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기자 수십 명과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뒤엉켜 북적거렸다. 기자들은 카메라와 녹음기를 쥐었고, 지지자들은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파란색 장미를 들었다. 모두 조 전 장관의 출석 장면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아⋯." 오전 9시 45분쯤 청사 1층 로비 앞에서 조 전 장관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조 전 장관이 이미 검찰 청사로 들어가 10분 전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뿌려진 직후였다.
조 전 장관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출석할 때처럼 검찰 직원들이 다니는 지하주차장을 통해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취재진도 그럴 일을 대비해 지하주차장 입구에 3~4명의 기자가 조를 짜서 기다렸지만 조 전 장관의 모습을 촬영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수사공보 준칙에는 전·현직 차관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촬영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돼 있다.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포토라인에 선 이유였다.
얼마 전 포토라인의 인권 침해적 요소를 고려해 이를 사실상 폐지하는 새 공보준칙이 제정되긴 했지만, 시행은 12월 1일부터 한다고 예고된 상태였다. 새 규칙 적용 전이었으므로 조 전 장관도 기존 규정에 따라 포토라인에 섰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윤 총장이 지난달 4일 공개소환 전면 폐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조치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소환 조사 다음 날부터 적용됐다.
따라서 검찰의 '공개소환 전면폐지' 조치를 적용받은 최초 사례는 조 전 장관이 기록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