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친구 흉기로 찌른 청년에게…재판부가 집행유예 선처하며 당부한 말
잠든 친구 흉기로 찌른 청년에게…재판부가 집행유예 선처하며 당부한 말
살인미수 혐의⋯징역 3년 실형 깨고 집행유예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법정에 선 25살 청년.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은 이 청년에게 항소심 재판부는 집행유예 선처를 택하며, 이례적으로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 사건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
12일 강원 춘천지법 103호 법정.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이례적으로 감정 표현을 드러냈다. 피고인 A씨는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살인미수)를 받았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위와 같이 말하며 집행유예로 선처를 택했다.
재판 결과에 따르면 A(25)씨는 지난 1월, 강원도 강릉의 한 빌라에서 잠이 든 친구를 흉기로 찔렀다. 범행 계기는 사소했다. A씨는 같은 날 새벽 귀가 후 불을 켜고 밥을 먹었다가 친구에게 잠을 깨웠다는 핀잔을 들었고, 그가 담배꽁초까지 던지자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람은 대학 동기로 수개월 전부터 함께 지냈으나 생활 습관 차이로 다툼이 잦았다. A씨는 친구가 자신에게 돈을 빌려 갔음에도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등 무시하는 태도에 평소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재판장 이동희 부장판사)는 "범행 후 약 7시간 이상 피해자가 범행 장소를 떠나지 못하도록 감시해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매우 높았다"며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후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A씨 측 주장에 따라 2심 재판이 열렸다. 2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으로 선처를 택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황승태 부장판사)는 선처를 택한 이유로 "수감 기간 중 참회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해 선처를 간곡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어떻게 이런 범행을 저지릅니까. 다만 선처하기로 했으니 수감 중 느꼈던 것들 명심하고, 앞으로는 어려운 일 닥쳐도 감정을 잘 절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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