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토렌트로 영화 받았는데 '경찰 출석' 카톡…처벌 피할 수 있나?
호기심에 토렌트로 영화 받았는데 '경찰 출석' 카톡…처벌 피할 수 있나?
바로 지웠는데
나도 모르게 '불법 유포자' 됐다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지난 4월, 호기심에 토렌트로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했다.
제목만 보고 받은 영화는 재미없는 성인물이었고, A씨는 즉시 파일을 삭제했다.
그런데 최근 경찰로부터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토렌트로 파일을 내려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공유(업로드)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난생처음 겪는 일에 A씨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과연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토렌트 한번 썼다가 '불법 유포자'로…핵심은 '공중송신권 침해'
A씨는 단순히 영화를 다운로드했을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복잡하다. 토렌트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 때문이다.
토렌트는 파일을 내려받는 동시에 해당 파일의 조각을 다른 이용자에게 전송(업로드)하는 구조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작권이 있는 영상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한 '불법 유포자'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통상 단순 소지·시청이 아니라 복제와 공중송신(전송) 의심으로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을 허락 없이 공중에 전송하는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에 해당한다.
"몰랐다" 주장, 법정에서 통할까?
변호사들은 A씨처럼 토렌트의 공유 구조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단순히 '구조를 몰랐다'는 변명은 미필적 고의(범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용인한 것)가 인정되어 수사 실무상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의성을 판단할 때 참작될 여지는 있다. 반포 법률사무소 김윤환 변호사는 "토렌트 구조상 자동 공유되는 점을 몰랐다는 부분은 고의성 판단에서 일부 참작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결국 처벌 수위는 상습성이나 영리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얼마나 잘 입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변호사들은 1회성 행위였다는 점 ,영리 목적이 없었다는 점, 시청 후 즉시 파일을 삭제했다는 점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조사 대처법…'무작정 부인'보다 '일관된 진술'이 중요
변호사들은 경찰의 첫 조사가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보통 IP 주소 등 자료를 확보하고 연락하므로, 무작정 다운로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사실 그대로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유포의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과 초범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와의 합의도 중요한 변수다.
이성준 변호사는 "권리자 측과 합의 후 고소 취소가 이루어지면 절차가 종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합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제안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고소인 측에서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며 압박할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김윤환 변호사는 "조사 전 불필요하게 프로그램 삭제나 자료 정리 등을 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증거 인멸 시도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