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좀 살려줘" 음성도 있었는데…'환자 폭행 혐의' 간병인, 왜 무죄?
"사람 좀 살려줘" 음성도 있었는데…'환자 폭행 혐의' 간병인, 왜 무죄?
70대 환자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병인
영상과 진술 등을 근거로 1심에서는 유죄
2심과 대법은 환자의 '섬망 증후군'에 주목

70대 여성 환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았던 간병인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병실 내 다른 환자의 보호자가 찍은 영상 증거도 있었지만, 1심과 달리 2심과 대법원은 환자의 '섬망 증후군'에 주목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환자를 보살펴야 할 간병인이, 오히려 환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70대 여성 환자. 피해자는 "A씨(간병인)가 자신을 꼬집고 주먹으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영상 증거도 있었다. 병실 내 다른 환자의 보호자가 찍은 영상엔 피해자가 "사람 좀 살려줘"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어떤 이유였을까.
A씨는 "피해자를 폭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에선 유죄였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진술 중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A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없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영상 증거에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목소리가 담긴 점도 유죄 판단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2심에선 결과가 뒤집혔다.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가 주목한 건, 피해자의 섬망(譫妄) 증후군이었다. 이는 주로 고령 환자에게 나타나는 의식 장애의 하나로 주의력 저하나 환각 증상, 과다행동(안절부절못함, 잠을 안 잠, 소리를 지름) 등을 동반한다. 이를 고려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였다.
영상 증거에 대해서도 2심 재판부는 "이것만으로 폭행 혐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피해자는 "A씨가 '쥐도 새도 모르게 너 같은 거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지만, 영상엔 이런 음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가 맞았다고 한 부위엔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당시 병실엔 다른 사람들도 함께 있어 폭행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고 봤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2심 재판부는 "몸부림치는 피해자를 A씨가 제지하던 상황을 (피해자가) 섬망 증상 등으로 마치 폭행한 것으로 과장하거나, 착각해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검사가 "3심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도 "2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며 무죄를 확정한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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