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에 9살 아이 가두고 학대해 사망하게 한 계모…대법원, 징역 25년 확정
여행가방에 9살 아이 가두고 학대해 사망하게 한 계모…대법원, 징역 25년 확정
9살 의붓아들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
계모 "살인의 고의 없었다" 주장⋯아동학대치사 적용돼야 한다 주장했지만
1심 징역 22년·2심 징역 25년⋯대법원도 항소심과 같은 판단

일명 '천안 계모 여행 가방 감금·살인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 1·2심 재판부 모두가 "잔혹하다" "잔인하다"라고 지적했는데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신의 몸보다 작은 여행가방에 구겨지듯 갇혀있다 짧은 생을 마감한 9살 아이. 이 가방에 아이를 7시간 넘게 가두고 학대해 숨지게 한 한 계모에 대한 형이 징역 25년으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7일 살인·특수상해·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계모 성모씨에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한 것. 성씨 측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변론에 나서지 않았다.
일명 '천안 계모 여행 가방 감금·살인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1·2심 재판부 모두가 "잔혹하다" "잔인하다"라고 지적할 정도로 범행 내용이 끔찍했다.
계모 성씨는 "게임기를 만졌다"는 이유로 지난 6월 사망한 A군을 작은 여행용 가방에 가뒀다. 가방의 크기는 가로 44cm·세로 60cm·폭 24cm에 불과했다.
성씨는 이후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거나,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기도 했다. A군이 숨을 쉬기 위해 가방 실밥을 뜯자 테이프로 막고 밀봉하기까지 했다. 결국 A군은 가방 안에서 숨을 거뒀다.
당초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송치됐지만, 범행의 잔혹성이 알려진 후 검찰은 성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성씨는 끝까지 자신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했다. 심폐소생술을 했고 119에 신고했던 점을 들어 그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채대원 부장판사)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성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당시 채대원 부장판사는 "범행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서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군이 마지막까지 엄마라고 부르며 고통스러워했다"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울음을 삼키기도 했다.
이후 양측의 항소로 이어진 2심. 지난 1월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 부장판사)은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인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괴롭다"는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준명 부장판사는 "인간으로서, 부모로서 사건 검토 내내 괴로웠지만 국가와 사회가 정한 형사법 대원칙인 죄형 법정주의에 따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범행 수법이 잔인했다는 반증이었다.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계모 성씨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부장판사는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하다"며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양측의 상고로 대법원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7일 상고를 기각하면 계모 성씨에 징역 25년을 확정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 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입양한 아이를 장기간 학대하다 사망하게 한 정인이의 양모 역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양천구 입양아동 학대 사망 사건의 1심 선고는 오는 14일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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