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라 변호사의 북 칼럼 (2)] "법률 천재가 된 홍대리"도 어려운 법과 현실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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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라 변호사의 북 칼럼 (2)] "법률 천재가 된 홍대리"도 어려운 법과 현실의 괴리

2019. 06. 25 19:47 작성
노소라  변호사의 썸네일 이미지
srn675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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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다산북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홍대리 주변에는 사고와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법률 천재가 된 홍대리」 (저자 김향훈, 최영빈)는 우리가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법률적 문제들과 이에 대한 법률 상식들을 알려주고자 홍대리에게 많은 사건 사고를 겪게 한다.


불쌍한 홍대리.

처음에는 법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던 홍대리지만 법률적 문제들을 하나씩 겪으면서 법률 상식들을 쌓게 되고, 법률 블로그까지 쓰는 수준이 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직 변호사로서 그 서문에서 ‘법을 모르면 손해’라고 경고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면서 법도 계속하여 변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법률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법을 다 알기는 어려우니 “법을 모르면 손해”라고 경고하더라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법률 천재”가 된 홍대리라 하더라도 모르는 법 영역이 있고, 그래서 법률 분야에서도 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전문화·분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요사이는 변호사라고 직업을 소개하면 그다음 질문으로 전문 분야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런데 법률가들이 이러한 전문화·분업화라는 사회 변화를 다 따라잡기도 전에, 사회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융합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한다. 법률가들도 이제는 융합형으로 다시 변신해야 할 것 같다.


우리 법이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충분히 변하기도 전에, 그 사이 기술적 변화는 더욱 빨라져서 블록체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등 법이 아무런 대비도 못하고 있는 분야가 점점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사실 법이란, 인간공동체에서 경험적으로 어떤 규범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하여 국가권력이 강제하는 규범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현실의 뒤에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법은 기술이나 사회의 진보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문제점이 드러나기 전에는 법이 이를 어떻게 규율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는 법을 알아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경우들이 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기술 및 아이디어로 소비자 편의를 증진시키고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창업가들이 늘고 있는데, 기존의 법과 규제 때문에 이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위법한 상태로 서비스를 하는 등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타다’라는 서비스를 좋아하지만, 이 서비스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아가 택시업계와는 그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현실과 법 규제 간 괴리를 좁히고자 정보통신, 산업융합 분야 등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신설했다. 기존 규제 등으로 인하여 사업 가능 여부가 불확실하던 기업들이 이를 신청하여, 불확실하거나 불합리한 규제를 사안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기존의 규제들은 사실 온라인, 모바일 시대에 맞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고 어떤 규제들은 기존 사업을 보호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많은 법 제도와 규제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생겨난 것들은 아니고, 이를 필요로 했던 이유, 즉 보호하고자 했던 법익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보호법익이 더 이상 이 시대, 이 사회에 필요 없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러한 규제는 없어져야 할 것들이고, 이를 위해서는 모두 목청을 높여 요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보호법익이 여전히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규제나 법을 당연히 “악”으로 보아야 할 것은 아니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바꾸거나 보호법익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탄력적으로 운용되도록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구나 어떤 경우에는, 법 규제의 필요성이 인정됨에도 기존의 법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여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들이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들도 생겨나고 있으니 법이나 규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결국 새로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혁신가들과 이해관계인들도,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합리적인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닐까.


자신의 이익만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너무도 당연한 말로써 구태의연하게 들리겠지만, 오늘날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들을 보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결국 이러한 합리적인 경청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들도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공평하고 타당한 법률이란 무엇일까? 나의 입장, 상대방의 입장, 그리고 제3자인 국가나 사회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여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이면 그것이 곧 (공평하고 타당한) 법률이다.”


필자는 법률가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 및 기업들에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분야에 어떤 법과 규제가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적어도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를 예상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필자도 법이 더 이상 공평 타당하지 않다면 법을 바꾸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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