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둔갑' 고춧가루 업체 대표, 1심 징역 6년 → 항소심서 3년 감형
'국내산 둔갑' 고춧가루 업체 대표, 1심 징역 6년 → 항소심서 3년 감형
가짜 고춧가루, 아이들 밥상에 올랐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속여 학교 급식에까지 납품한 농업회사법인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1심에서 징역 6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던 것에 비해 형량이 절반으로 줄어 논란이 예상된다.
두 번의 속임수, 학교 급식까지 침투하다
사건의 피고인 A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중국산 다진 양념과 고춧가루를 섞어 만든 제품을 '국내산 고품질 고추'로 속여 판매했다. 이렇게 판매된 가짜 고춧가루는 총 3,615kg, 시가 약 5,780만 원 상당에 달한다.
특히 이 중 1톤가량이 학교 급식 식재료로 납품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A씨가 이미 2020년에도 중국산 고구마 전분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당시 그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동일한 범죄를 또다시 저지른 것이다.
1심의 '단호한' 판결
1심 재판부는 A씨의 상습적인 범죄 행위와 '불특정 다수'인 소비자, 특히 어린 학생들이 피해 대상이었다는 점을 들어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이라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이는 사회에 끼친 악영향의 심각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피해 회복 노력에 기운 저울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징역 3년, 벌금 5,000만 원으로 형량을 대폭 감형했다. 감형의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A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한 점,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게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 피해가 완전히 회복된 점, 그리고 급식 공급 지역의 장학재단에 2,000만 원을 기부하며 사회적 기여 노력을 보인 점이 참작됐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법원의 과제는?
이번 판결을 두고 법조계와 소비자단체에서는 상반된 시각을 보인다. 법조계 일부는 양형기준에 따라 피고인의 피해 회복 노력을 감경 사유로 고려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보지만, 동종 전과가 있는 재범임에도 불구하고 형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학교 급식 관련 식품 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고 비판한다.
'원산지 허위표시'라는 범죄의 본질이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인 만큼, 단순히 피해 금액을 변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러한 판결이 향후 유사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원의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 사이에서의 균형 잡힌 판단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