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일 방송 후원자 280명,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도운 책임 피하기 어렵다
신태일 방송 후원자 280명,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도운 책임 피하기 어렵다
후원이 범죄 실현 방아쇠
징역 1년 이상의 실형도 가능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 혐의를 받는 신태일이 생방송 도중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 /유튜브 캡처
30대 인터넷 방송인 신태일(본명 이건희·32)이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오늘(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그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성 착취물 제작인지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경찰이 당시 방송을 시청하며 후원금을 보낸 시청자 280여 명까지 '성 착취물 제작·배포'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리면서, 단순 시청과 후원이 범죄의 공범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돌림판과 후원금…돈으로 돌아간 룰렛
사건은 지난 7월 12일, 신태일이 진행한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벌어졌다. 그는 미성년자 B군을 포함한 여러 출연자와 함께 '돌림판' 게임을 진행했다. 문제는 그 내용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돌림판에는 유사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벌칙이 포함되어 있었고, 신태일은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돌림판을 돌려 B군 등에게 해당 행위를 하도록 했다. 단 몇 시간 동안 그가 벌칙 수행의 대가로 챙긴 후원금은 57만 원이 넘었다.
신태일은 경찰 조사에서 "B군의 동의를 받은 벌칙 게임이었고, 선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의 잣대는 달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은 피해자의 성별이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자를 이용해 성적인 행위를 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면 '성 착취물 제작죄'로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 법원은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단순 후원 vs 제작 방조…시청자 처벌, 무엇이 쟁점인가
수사기관이 시청자들에게 '성 착취물 제작' 혐의를 적용한 근거는 무엇일까? 바로 그들의 후원 행위가 범죄를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방조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의 구조는 과거 'N번방 사건'과 유사하면서도 결정적인 차이점을 보인다. N번방 운영자 조주빈 역시 후원금(입장료)을 받고 성 착취물을 유포했다. 하지만 당시 일부 참여자들은 "단순히 검색어만 입력했을 뿐"이라며 방조 혐의를 벗기도 했다.
하지만 신태일의 방송은 달랐다. 시청자의 후원은 단순히 방송을 응원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벌칙 돌림판을 돌리는 대가였고, 후원금이 쌓일수록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노골적으로 반복됐다. 즉, 시청자들의 돈이 성 착취물 제작의 방아쇠 역할을 한 셈이다. 이는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후원금을 보낸 시청자들이 '미성년자가 출연했고, 자신의 후원으로 성적인 벌칙이 수행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범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성 착취물 제작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처벌받는다면 수위는
만약 시청자들의 방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될까?
성 착취물 제작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매우 무겁다. 방조범은 주범보다 형이 감경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지 않은 처벌이 예상된다.
유사 사건 판례를 종합해 볼 때, 초범이고 후원 금액이 소액인 시청자들은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의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거액을 후원하며 범죄를 부추긴 시청자라면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한순간의 호기심과 잘못된 팬심으로 보낸 후원금이 자신을 성범죄 공범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나는 보기만 했을 뿐", "돈만 보냈을 뿐"이라는 변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