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비 빌려달라"고 돈 빌린 뒤 안 갚으면 사기죄가 될까요?
"수술비 빌려달라"고 돈 빌린 뒤 안 갚으면 사기죄가 될까요?
처음부터 갚을 의사 없었다면 사기죄 적용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돈을 빌릴 때 거짓 이유를 댔다면, 단순한 채무 불이행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지인에게 허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현역 군인들이 잇따라 법원에서 사기죄로 처벌을 받으면서, '빌린 돈을 안 갚는 것'과 '사기'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방대 근무지원대 소속 병사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지인 2명에게 '선임에게 빌려준 돈을 못 받았다', '변호인 선임 비용이 필요하다' 등 허위 이유를 대며 182회에 걸쳐 약 8000만 원을 빌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올해 3월 이 병사에게 사기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육군 5사단 소속 병사도 중고거래 사이트에 허위 판매 글을 올려 4명으로부터 285만 원을 편취하고, 불법 도박에 7억 원 이상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수원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적으로 왜 문제가 되나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것은 원칙적으로 민사 문제다. 그러나 처음부터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여 돈을 받아낸 경우라면 형사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원이 사기 여부를 판단할 때는 돈을 빌릴 당시 재정 상태, 거짓말의 구체성, 피해 횟수와 금액, 돈을 어디에 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이 사건에서 병사들은 도박으로 이미 상환 능력을 잃은 상태에서 계속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어 돈을 받았다. 법원은 이를 처음부터 편취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처벌 수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사기죄는 형법에 따라 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2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피해 금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징역 3년 이상으로 형이 무거워진다.
실제 선고형은 피해 금액, 피해자 수, 범행 횟수, 처음부터의 편취 의사 인정 여부, 합의 여부, 피해 변제 노력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사기죄라도 소액·1회성이면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고, 장기간 반복·다수 피해자라면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