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삼겹살과 메로나로 본 식품업계 '원조' 분쟁… 법원이 꼽은 승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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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삼겹살과 메로나로 본 식품업계 '원조' 분쟁… 법원이 꼽은 승패 기준

2026. 07. 15 14:2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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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등록이 최초 개발자 증명하진 않아

허위·과장 광고 주의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식품업계의 오랜 자존심인 '원조' 타이틀을 둘러싼 잇따른 법적 분쟁에서 객관적 근거와 식별력이 승패를 갈랐다.


1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김강호 변호사는 최근 법원 판단을 받은 대패삼겹살 원조 논란과 메로나 포장지 소송 사례를 통해 '원조'의 법적 의미를 짚었다.


백종원의 대패삼겹살, ‘시초’ 서사는 왜 흔들렸나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대패삼겹살'이다.


백 대표는 그동안 1993년 육절기를 사려다 햄 슬라이서를 잘못 사 냉동 삼겹살을 얇게 썰게 됐고, 이것이 대패삼겹살의 시초라고 방송 등에서 여러 차례 밝혀왔다. 대패삼겹살 상표권도 등록된 상태다.


하지만 언론인 출신 유튜버 김재환 PD가 "이미 1980년대 부산과 광주 등에서 판매되던 음식"이라며 최초 개발자 주장에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더본코리아의 한 가맹점주가 "브랜드 가치 훼손과 매출 감소를 겪었다"며 김 PD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 “상표권 있어도 원조 입증은 별개”


법원은 원고인 가맹점주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은 이미 1980년대 부산 지역에서 유행했던 음식으로 보인다"며 "삼겹살을 육절기로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둥글게 말리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특별한 제조 공정이 필요한 독창적인 음식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표권 등록이 곧 원조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었다.


김강호 변호사는 "상표권과 최초 개발 여부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법원도 상표 등록만으로 최초 개발자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최초가 아닌데도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정도로 광고한다면 허위·과장광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장지 전쟁도… 서주 '메론바' vs 빙그레 '메로나'


비슷한 이름과 포장을 둘러싼 원조 아이스크림 분쟁도 함께 소개됐다. 빙그레 '메로나'와 서주 '메론바'의 디자인 도용 소송이다.


빙그레는 메론바가 자사의 연녹색 바탕과 중앙 제품명, 양쪽 멜론 사진 배치 등 포장 이미지를 그대로 따라 했다며 부정경쟁행위금지청구 소송을 냈다.

서주 메론바와 빙그레 메로나 모습. /연합뉴스
서주 메론바와 빙그레 메로나 모습. /연합뉴스


1심은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그 과일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빙그레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180도 달랐다. 항소심은 색상뿐 아니라 명도, 채도, 글씨 위치 등 세부 요소의 결합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고 봤다.


결정적으로 승패를 가른 것은 '식별력'과 '매출 변화'였다. 약 20년간 동일한 포장을 유지해 온 메로나의 식별력(소비자가 외관이나 이름만 보고도 특정 업체를 떠올리는 정도)이 인정된 것이다.


또한 포장 변경 전 피고 제품의 매출이 약 1억 9000만 원에 불과했던 반면, 원고 제품은 약 732억에 달해 원고 제품의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는 점이 빙그레 승소의 핵심 이유가 됐다.


결국 법정에서 원조를 인정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와,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라는 점이 두 사건을 통해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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