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확산에도 역학조사 거짓말, 방역 비협조⋯코로나에 '눈 감은' 신천지
감염 확산에도 역학조사 거짓말, 방역 비협조⋯코로나에 '눈 감은' 신천지
급속으로 퍼진 코로나19⋯확진자 60%가 신천지와 연관
방역당국에 협조 않는 사람들⋯감염예방법 '처벌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는 가운데 21일 확진자 한 명의 이동 경로를 방역작업을 하던 관계자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잘 협조해야 할 사람들은 눈을 감은 모양새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56명 가운데 98명(62.8%)이 신천지 교회와 연관성이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 대책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 대유행에 책임이 크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까지 "신천지 예배 참석자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콕 집어서 말한 직후에 나온 발언이라 충격이 더 컸다. 대통령과 국가 방역 책임자가 동시에 특정 종교를 대상으로 이렇게 말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이례적인 지시는 '신천지 신도들이 방역 당국에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신천지 신도들은 방역 당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의심으로 머물던 이 의혹들이 21일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광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 A(31)씨는 의료진을 상대로 두 번 거짓말을 했다.
A씨는 지난 19일과 20일에 각각 광주 남구보건소, 서구보건소를 찾았다. 그러나 두 번 다 "대구를 방문한 적이 없고, 직업은 무직"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 말을 믿고 A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동선을 봤을 때 전염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A씨는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었고, 직업도 있었다. 전도사였다. 이 사실은 A씨를 두 번째로 진료한 서구보건소 관계자가 전화로 "동선이 어떻게 되느냐"고 끈질기게 물어본 뒤에야 확인된 사실이다.
신천지 광주교회에 따르면 A씨는 앞서 17~18일 광주의 한 교육기관에서 성경을 가르쳤다. 16일에는 문제의 그 '신천지 대구교회'도 다녀왔다.
'113번 환자'로 알려진 전북 김제에 살고 있는 B(28)씨도 방역당국에 거짓말을 여러 차례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전북일보에 따르면 B씨는 '최초 증상일이 언제냐'는 방역 당국의 질문에 오락가락 답변했다.
처음엔 19일부터 증상이 시작됐다고 했으나, 이후 18일부터였다고 했다가, 다시 19일부터라고 말을 바꿨다. B씨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한 전북도청은 B씨가 지난 10일 첫 증상을 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신천지와의 연관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전북도청은 잦은 진술 번복 등의 이유로 이 또한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알려진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A씨와 B씨는 모두 감염병예방법을 정면으로 어겼다.
우리 감염병예방법(제18조)은 "누구든지 질병관리본부장, 지방자치단체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방해⋅회피하지 못한다"고 하고 있다. 동시에 "거짓 진술 행위"와 "고의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방역에 비협조하고 있는 건 신천지 신도뿐만이 아니다. 신천지 교회 목사 역시 방역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대구 남구보건소는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 주택가에 방역을 나갔다. "인근에 신천지 대구교회 목사가 살고 있는데 전염이 될까봐 불안하다"는 주민 민원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방역 요원들이 재빨리 출동했지만, 정작 그 목사의 집은 방역하지 못했다. 주변만 소독하고 돌아갔다. 목사가 문을 걸어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부를 소독하지 못하는 건 신천지 대구교회도 마찬가지다. 문을 열어주지 않아 보건당국은 매일 건물 외부만 방역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핵심 전파지를 소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 시에는 '국번 없이 1339' 또는 지역 보건소로 전화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