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조서'가 대체 뭐길래⋯정경심 담당 검사들은 왜 판사에 목숨 걸고 대들었을까
'공판 조서'가 대체 뭐길래⋯정경심 담당 검사들은 왜 판사에 목숨 걸고 대들었을까
정경심 교수 4차 공판준비기일, 판사 vs. 검사 기싸움의 배경

판사와 검사가 여태껏 이렇게까지 싸우는 일은 없었다. 말 그대로 전무한 사건. 대체 왜 싸운 걸까. 다툼의 원인을 분석해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19일 진행된 정경심 교수 재판은 아수라장이 됐다. 검사는 판사 면전에서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고 말했고, 판사는 "듣지 않겠다"고 말을 잘랐다. 검찰은 씩씩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판사도 검찰 측은 쳐다보지도 않고 "이의제기를 기각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여태껏 이렇게까지 판⋅검사가 싸우는 일은 없었다. 말 그대로 전무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양측은 대체 왜 싸운 걸까. 다툼의 원인을 분석해봤다.
다툼은 '공판 조서(調書)'에서 시작됐다. 재판장인 송인권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있었던 재판정에서 나온 주장들을 정리해 공판 조서를 작성했다. 이 공판 조서에 대해 검찰은 "주요 내용이 누락됐을 뿐만 아니라 검찰 측 주장을 정반대로 기록했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점화됐다.
앞서 지난 10일에 진행된 재판에서도 검찰과 재판부는 정면충돌했었다. 검찰은 이날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고 재판부는 불허했다. 검찰은 이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10분 넘게 첨예한 공방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재판부가 검찰에 '퇴정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갈등 과정을 재판부가 공판 조서에 제대로 담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검찰 측 주장을 "별 의견 없다고 진술"이라고 요약했다. 검찰은 "우리가 강하게 반발한 사실은 하나도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견이 없다'고까지 적은 건 날조"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판 조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공판 조서가 갖고 있는 증명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공판조서는 다른 어떤 증거보다 우선적인 효력이 있다. '절대적 증명력'으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공판조서를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 증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다른 증거로는 공판조서 내용을 뒤집을 수 없다는 말이다.
다른 증거를 압도하는 이 문건에 "검찰이 재판부의 결정을 수용했다"는 취지로 적혀 있었으니, 검찰 입장에서는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담당하는 송인권 부장판사가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까지 보고 있다.
19일 재판에서도 이런 부분이 언급됐다. 당시 강일민 검사는 "저희가 분명 이의제기를 했는데 '별 의견 없다'고 조서에 들어갔다"면서 재판부를 향해 "이것은 명백히 허위다"라고 외쳤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더이상 같은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고 제지했다.
검찰 핵심 관계자는 "재판부가 허위로 조서를 작성한 건 명백하다"며 "검찰이 이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려 하니까 재판정에서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원천 봉쇄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