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악성민원 취급한 '이수지 공무원' 콩트⋯창작자의 도의적 책임과 법의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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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 악성민원 취급한 '이수지 공무원' 콩트⋯창작자의 도의적 책임과 법의 잣대

2026. 07. 16 10: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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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조롱 논란에 제작진 사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콘텐츠가 재선거 시위를 악성 민원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자 제작진이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핫이슈지' 유튜브 캡처

10분짜리 콩트 영상이 불러온 후폭풍, 재선거 시위를 악성 민원으로 묘사한 대가는 매서웠다.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을 연기하며 호평을 받던 코미디언 이수지가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았다.


민원인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한 출연자가 "재선거! 재선거!"를 외치는 장면이 발단이 됐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를 악성 민원과 동일시하며 조롱했다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사태가 커지자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특정 정치적 입장을 전달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출연진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한 제작진의 세심하지 못한 검토 탓"이라고 고개 숙였다.


법의 잣대로도 이 사안은 단순한 풍자이며, 오롯이 제작진만의 책임일까. 판례를 통해 쟁점을 짚어봤다.


풍자인가, 정치적 조롱인가


이번 논란의 첫 번째 쟁점은 해당 장면이 코미디 특성상 용인되는 순수 풍자인지, 아니면 도를 넘은 정치적 조롱인지 여부다.


대중의 잣대는 매섭다. 정당한 시위 구호를 악성 민원 범주에 교묘하게 배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정치적 폄훼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하지만 대중의 분노와 별개로, 이것이 곧장 형사처벌이나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코미디언과 같은 민간인은 공무원과 달리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으며, 헌법상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때문이다.


또한 대법원 판례상 "타인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은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이거나 사실을 왜곡해 인격권을 침해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본다.


이 사안의 경우, 시위 참여자 개개인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수지는 억울하다?… '채널 운영자' 지위 인정된다면 책임 면하기 어려워


두 번째 쟁점은 "출연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제작진의 해명이다. 정말 코미디언 이수지에게는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을까.


일반적인 방송 콘텐츠라면 제작진 말이 맞다. 과거 서울고등법원은 "방송 콘텐츠의 편집·구성은 제작진 권한이며, 대본에 따라 연기하는 제3자(출연자)는 편성 규범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문제의 "재선거" 발언을 이수지가 직접 한 것도 아닐뿐더러, 단순한 연기자로서 정치적 함의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고의나 과실을 묻기 어렵다.


하지만 이 영상이 올라온 곳이 이수지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라는 점이 변수다.


만약 이수지가 단순 출연을 넘어 해당 채널의 실질적 운영자이거나 콘텐츠 기획에 깊이 관여한 사실이 입증된다면 상황은 180도 뒤집힌다.


민법상 공동불법행위 원칙에 따라, 영상 제작 과정에서 해당 장면의 삽입을 인식하고 승인했다면 채널 운영자로서 제작진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출연진 책임이 전혀 없다"는 해명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구체적인 법적 처벌로 귀결되기보다는 창작자의 도의적·사회적 책임 문제로 남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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