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계약했는데 대표가 업무 지시…노동청은 "근로자 아니다" 퇴직금 받을 길 없나?
프리랜서 계약했는데 대표가 업무 지시…노동청은 "근로자 아니다" 퇴직금 받을 길 없나?
업무 방식·보수까지 대표가 직접 관여
노동청 판단, 민사에서 뒤집을 수 있을까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도 대표의 업무 지시를 받았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돼 퇴직금을 받을 여지가 있다. /셔터스톡
프리랜서 용역계약으로 일한 A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는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라고 생각했다. 회사 대표가 고객 응대 방법부터 보고 경로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했고, 업무에 필요한 휴대전화도 회사에서 지급받았다.
하지만 관할 노동청은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이대로 포기해야 할까?
'프리랜서'라더니 대표가 업무·보수까지 지시
A씨는 프리랜서 용역계약서를 작성했고, 3.3% 사업소득세를 떼고 보수를 받았다.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업무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 업무 방법, 보고 경로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한 회사 대표와의 녹취도 있지만, 노동청은 A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명확한 근태관리가 없었고, 지인에게 업무를 맡기는 대체근무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노동청 판단, 법원에서도 그대로 적용될까?
노동청의 판단이 민사소송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법원이 독자적인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다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근로감독관의 판단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고, 실제로 노동청이 근로자성을 부정한 뒤 법원이 실질을 따져 이를 인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현송 조현재 변호사 역시 "근로자성은 계약서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인 종속성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법적으로도 계약 형식이 아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했는지가 근로자성 판단의 핵심이다.
법원이 주목할 증거는
변호사들은 A씨가 가진 증거들이 민사소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대표가 구체적인 업무 방식과 보고 체계를 지시에 관여한 녹취가 핵심 증거로 꼽혔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대표의 지시 녹취록이 "업무 내용을 회사 측에서 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근로자성 인정의 핵심 요건을 강력히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청이 불리하게 본 사정들에 대해서도 반박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인에게 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논의한 카카오톡 대화에 대해 이규희 변호사는 "실제로 대체 근무가 이루어지지 않고 본인이 계속 업무를 수행했다면, 법원에서는 제3자 대체성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근로자 인정되면 퇴직금·각종 수당 청구 가능
만약 민사소송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는다면, A씨는 그동안 받지 못했던 각종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겨내 법률사무소 전용제 변호사는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근무기간·시간 등 요건에 따라 퇴직금, 최저임금 차액, 주휴수당 및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년 이상 근무했다면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고, 실제 받은 보수가 최저임금에 미달했다면 그 차액도 요구할 수 있다.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주휴수당, 연장·야간근로에 대한 가산수당도 청구 대상이다.
다만 임금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김상훈 변호사는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니 제소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