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가서 오마카세 먹자" 유부남 제안…호텔까지 예약했지만 불륜 아니다?
[단독] "부산 가서 오마카세 먹자" 유부남 제안…호텔까지 예약했지만 불륜 아니다?
직장 상사-후배 사이, 술 마시고 모텔 투숙에 부산 여행 계획까지
법원 "친밀한 관계 맞지만, 부정행위 입증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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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와 후배 여직원의 모텔 투숙·여행 계획 정황이 있었지만, 법원은 부정행위 증거 부족을 이유로 아내의 상간녀 소송을 기각했다. /셔터스톡
"부산 가서 오마카세 먹고 바람 쐬고 오자."
유부남인 직장 상사가 후배 여직원에게 건넨 말이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신 뒤 모텔에 함께 투숙한 전력도 있었다. 아내는 이 사실을 알고 이혼을 결심했고, 상간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들의 관계를 "부정행위로 단정할 수 없다"며 아내의 청구를 기각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 판결, 도대체 어떤 법적 쟁점이 숨어 있었던 걸까.
"나 너무 졸려ㅜㅜ" 애교 섞인 문자, 그리고 모텔행
원고 A씨(아내)와 남편은 20년 넘게 결혼 생활을 이어오던 부부였다. 하지만 남편의 직장 후배인 피고 B씨가 등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A씨는 두 사람이 2020년 4월경부터 2년 넘게 내연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증거들은 꽤 구체적이었다. B씨는 회식 후 남편에게 "나 너무 졸리잖아ㅜㅜ"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고, 단둘이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는 일도 잦았다.
가장 결정적인 정황은 모텔 투숙이었다. 2021년 6월 11일, 두 사람은 저녁 식사 후 모텔에 함께 들어갔다가 다음 날 나왔다. 통상적으로 유부남과 다른 여성이 모텔에 투숙했다면, 이는 부정행위의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불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만취한 상태에서 투숙했다가 다음 날 깨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성관계나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겉으로 보기엔 부정한 관계 여지가 다분하지만, '만취'라는 특수성과 성적 접촉 부재가 B씨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
비행기표·호텔까지 풀코스 예약...그런데 불륜 아니다?
그렇다면 "부산 가서 오마카세 먹고 오자"는 제안은 어땠을까? 남편은 이 여행을 위해 비행기표를 다음날 돌아오는 일정으로 예매하고, 호텔까지 예약했다. 누가 봐도 '1박 2일 밀월여행'을 계획한 정황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카카오톡 대화에서 '동상이몽'을 읽어냈다. 남편은 숙박을 염두에 두고 호텔과 항공권을 예약했지만, 피고 B씨는 "평일 연차 사용은 어렵다"며 당일치기 혹은 주말을 원했고, 저녁 늦게 돌아오는 일정으로 인식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결정적으로 여행 일정이 코로나 문제 등으로 취소되자, B씨는 "알겠다"는 반응 외에 특별한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부정행위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편이 B씨에게 직장 동료 이상의 마음을 가졌던 것은 맞아 보인다"면서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다거나, B씨가 부정행위에 공동으로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아내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 또한 원고인 아내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 2024나44362 판결문 (2025. 6. 1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