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폭행해 2억 도박한 고교생⋯경찰서 문 두드린 1777명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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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폭행해 2억 도박한 고교생⋯경찰서 문 두드린 1777명의 아이들

2026. 09. 09 10: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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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문화로 번진 '사이버도박'

초등생까지 덮쳐

경찰 "단순 처벌보다 치유·선도 집중할 것"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 운영 결과 1777명이 신고했으며,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죄 우려도 제기됐다. /셔터스톡

어머니를 폭행하며 도박 자금 2억 원을 마련한 청소년 등 1777명이 사이버도박을 자진 신고했다.


"용돈을 달라"며 어머니에게 주먹을 휘두른 아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비극의 원인은 '사이버도박'이었다.


놀랍게도 이 학생이 도박사이트에 입금한 누적 도금액은 무려 2억 원에 달했다.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를 폭행하는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경찰청이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진신고 제도를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의 청소년이 경찰서 문을 두드린 것으로 나타났다.


심보영 경찰청 청소년보호과 총경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실태를 밝혔다.


심보영 총경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약 4%인 15만 7천 명이 도박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절도, 사기, 금품갈취 같은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까지 뻗친 마수⋯10명 중 5명은 "친구 따라서"


사이버도박 연령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번 자진 신고자 중에는 SNS를 통해 호기심에 접속한 초등학생도 1명 포함됐다.


심보영 총경은 "도박을 처음 경험하는 연령이 2024년도에는 12.9세, 2025년에는 12.5세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친구'였다. 심보영 총경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54%가 친구 소개로 도박에 참여했다.


실제로 이번 신고 기간 중 한 학교에서 30명의 학생이 단체로 자진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도박이 단순한 일탈을 넘어 위험한 또래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이 주로 빠진 도박은 바카라나 슬롯 등 짧은 시간에 승패가 결정되는 '카지노형 게임'(95.9%)이었다.


빠른 결과가 반복적인 베팅을 유도해 청소년들을 쉽게 중독의 늪으로 빠뜨렸다. 평균 도금액은 300만 원 선으로, 이는 한 번에 베팅한 돈이 아니라 딴 돈을 환전해 다시 입금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누적된 금액이다.


도박 자금 마련 위한 2차 범죄, 엄연한 실형 대상


법적으로 볼 때 청소년 도박은 심각한 범죄 뇌관이다. 형법상 도박죄(제246조)는 일시적 오락을 제외하고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상습성이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된다.


더 큰 문제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2차 범죄다. 앞선 2억 원 사례처럼 돈을 빼앗기 위해 부모를 때렸다면, 형법상 존속폭행죄(제260조 제2항)가 적용돼 일반 폭행보다 무겁게 처벌된다.


부모 돈을 몰래 훔친 절도의 경우에는 가족 간 범죄 처벌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여지가 있으나, 폭행이나 강도를 통해 강제로 돈을 빼앗았다면 이 특례마저 적용되지 않아 엄벌을 피할 수 없다.


경찰 "처벌보다는 선도와 치유가 먼저"


다만 경찰은 미성년자인 청소년 특성을 고려해 형사 처벌보다는 선도와 치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진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SPO)과 도박전문상담사의 초기 면담 및 중독성 검사가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전문기관에 연계된다.


심보영 총경은 "통상 초범이고 도금액이 많지 않은 경우는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최대한 선도 중심으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최소 3개월 이상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기관이 집중적으로 사후관리를 실시해서 재도박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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