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아들 죽음으로 내몬 '지옥의 홈스쿨링'…성경 필사에 매질까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1살 아들 죽음으로 내몬 '지옥의 홈스쿨링'…성경 필사에 매질까지

2025. 08. 12 15: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죽은 아들이 남긴 3억, 절반은 아들 외면한 친부에게로

법원이 11살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와 방조한 친부에게 3억 1650만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배상금 절반은 친부 몫으로 돌아간다. /셔터스톡

"집중력을 키워주겠다"는 명분 아래 11살 아들은 학교 대신 집에 갇혔고, 새벽마다 잠을 쫓으며 성경을 베껴 써야 했다. 숙제를 못 하면 매질과 감금이 뒤따랐다. 결국 '홈스쿨링'이라는 이름의 이 잔혹한 교육은 아이를 죽음으로 내몬 지옥의 커리큘럼이었다.


'홈스쿨링' 지옥에 갇혀 스러진 11살

계모 A씨와 친부 B씨는 2021년부터 아들 C군(사망 당시 11세)에게 '집중력 향상'을 이유로 성경 필사를 강요했다. 아이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8시 전까지 정해진 분량을 채워야 했다. 이를 게을리하면 방에 갇히거나 매를 맞았다.


친부 B씨는 아들이 성경 필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드럼스틱으로 종아리를 서너 차례 때리는가 하면, "한 번만 더 짜증 내면 피 터지도록 두드려 팰 것"이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급기야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C군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겨울방학을 제외하고 총 29일간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홈스쿨링'이라는 기만적인 명목 아래 아이를 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킨 채 성경 필사와 장시간 벌 세우기를 반복했다.


유산하자 "네 탓"…삐뚤어진 원망이 부른 참극

이들의 잔혹한 학대는 계모 A씨가 유산을 겪으며 극에 달했다. A씨는 "망인으로 인해 유산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망인 양육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고 기록됐다. 친부 B씨 역시 C군을 "가정불화의 원인"으로 생각하며 미움과 원망을 키워갔다.


결국 C군은 2023년 2월, 장기간의 학대와 방치로 체중이 9kg 가까이 빠진 상태에서 A씨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했다. 온몸에 멍이 든 채 발견된 아이의 몸은 그동안의 '지옥 교육'이 남긴 참혹한 성적표였다.


이 끔찍한 범죄로 계모 A씨는 아동학대살해죄로 징역 30년을, 학대를 방관하고 동조한 친부 B씨는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3억 배상 판결…그러나 사망보상금 절반은 친부 몫

C군의 친모는 아들을 잃은 고통을 호소하며 A씨와 B씨를 상대로 6억 59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인천지방법원 제16민사부(재판장 박성민)는 이들에게 공동으로 3억 165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미래 소득 4억 6600여만 원, 장례비, 친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8000만 원 등을 합산해 배상액을 산정했다.


문제는 아들의 사망으로 발생한 손해배상금(약 4억 7300만 원)의 상속 문제였다. 친모 측은 "아들을 학대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친부 B씨는 상속인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상속결격 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B씨의 상속권을 인정했다. 민법상 상속결격은 '고의로'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경우에만 적용되는데, B씨의 행위는 '살인의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한 방조'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피고 B씨의 과실로 피고 A씨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용이하게 됐다"며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망인을 '살해'하려는 고의까지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아들의 목숨값 중 절반은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아버지 몫이 됐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제16민사부 2023가합54166 판결문 (2025. 5. 27. 선고)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