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피해자가 확보한 휴대폰 속 '추가' 범죄⋯대법원 "별도 영장 받아 수사했어야"
불법촬영 피해자가 확보한 휴대폰 속 '추가' 범죄⋯대법원 "별도 영장 받아 수사했어야"
제자 불법촬영한 대학교수⋯현장에서 휴대전화 빼앗아 경찰에 제출
휴대폰 탐색 중 교수의 과거 여죄 발견한 경찰⋯압수수색 영장 없이 수사
대법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다른 여죄는 무죄"

불법촬영 피해자가 확보한 휴대전화에서 가해자의 '추가' 범죄가 드러났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를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판단했다. 어떤 이유였을까./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제자를 불법촬영한 대학교수 A교수. 다행히 그의 범행은 현장에서 발각됐고, 피해자 B씨는 A교수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이 휴대전화를 살펴보다가 그날 벌어진 B씨 사건(①) 뿐 아니라 과거 A교수가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제자 2명을 불법 촬영한 '다른 범죄(②)'까지 발견했다.
검찰은 두 가지(①·②) 범행 모두를 처벌해달라고 A교수를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피해자가 임의로 수사기관에 넘긴 증거물(휴대전화)에서 발견한 '다른 범죄(②)'는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로 확정 판결했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어째서 추가로 발견된 범죄의 증거가 위법 증거라는 것일까.
구체적으로 압수수색 절차 위반이 문제였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인 경찰이 피의자인 A교수의 휴대전화를 살펴보면서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데다, A교수의 참여권을 보장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피해자 등 제3자가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하는 경우 그 경위가 적법하더라도,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혐의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정보에 한해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쉽게 말해 수사기관에 (영장 없이) 임의로 제출할 수 있는 증거물은 피해자 B씨와 연관된 '특정 범죄'와 관련 있는 것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범위를 넘어서 수집된 전자정보는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며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됐거나, 피고인 측이 이를 증거로 쓰는 것에 동의했다고 해서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A 교수의 형량은 B씨의 사건(①)만 유죄로 판단돼 벌금 300만원으로 확정됐다. 1심에선 두 혐의(①⋅②)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위법 수집 증거를 이유로 판단이 뒤집혔다. 이어 대법원 역시 2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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