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발장'을 위한 후원금 2000만원,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인천 장발장'을 위한 후원금 2000만원,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아들이 배고파해서 훔쳤다던 '인천 장발장' 사연, 알고 보니 부풀려져
'후원 전화'로 업무 마비 됐던 주민센터, 이번엔 '환불 전화'로 마비
거짓 사연에 속았다면 후원금 환불받을 수 있을까

'인천 장발장 부자(父子)' 사연이 부풀려졌다는 논란이 나왔다. 배고픔에 못 이겨 절도했다는 변명과 달리 소주도 훔쳤고, '병이 중해서 일을 못 했다'는 것 역시 진위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캡처
문재인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인천 장발장 부자(父子)' 사연이 부풀려졌다는 논란이 나왔다. 병이 깊어 일하지 못했다는 아버지가 사실은 '꾀병'이라는 폭로와 훔친 물건 중에는 소주도 여러 병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아버지가 과거 절도 전과가 있었고, '게임 중독'에 가깝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처음에 사연이 알려질 때는 주민센터에 후원 전화가 하도 걸려와 행정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거짓 사연에 속았다'는 성토를 해오는 바람에 한 번 더 마비에 걸릴 지경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모인 후원금은 약 2000만원 정도인데, 실제 후원금을 낸 사람들 중에선 "성금을 돌려달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변호사들과 함께 후원금을 돌려받는 게 가능할지 검토해봤다.
이 사연은 지난 16일 MBC 보도로 알려졌다. 30대 가장이 어린 아들과 함께 허기를 채우려고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됐는데, 딱한 사연을 들은 마트 사장이 용서해주고 경찰은 훈방 조치했다는 뉴스였다.
이후 경찰관은 인근 식당에 데리고 가 국밥을 대접했고, 이 모습을 본 한 시민이 현금을 주고 홀연히 떠났다는 훈훈한 내용으로 채워진 기사였다. 보도 직후 각지에서 이들을 돕겠다는 성원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 사연을 언급하며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훈훈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버지 A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배고픔에 못 이겨 절도했다는 변명과 달리 절도 물품에는 소주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고, '병이 중해서 일을 못 했다'는 것 역시 진위 여부가 불투명했다. A씨가 택시기사로 일할 때 손님의 휴대전화를 팔다가 적발되거나 영수증을 조작해 해고됐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이런 논란에 대해 A씨는 "(휴대전화를 판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 135만원이 나온다. 어려운 건 맞는데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며 "후원을 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A씨에 후원해달라고 모인 후원금은 총 2000만원이다. 아직 후원금이 전달되진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환불을 요청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한남의 김정민 변호사는 "허구의 사연으로 만들어진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지정해 기부 내지 후원한 경우라면 기부의 중요한 사실에 대한 착오⋅사기 등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없는 사실을 만들어낸 정도의 '거짓 사연'이라면 후원금 환불 사유가 된다는 취지다.
후원금을 관리하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여러 의혹이 제기된 만큼 후원금을 후원자들에게 돌려드리는 후원 취하를 비롯한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