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대한민국에서 범죄 저지른 주한미군 중 실형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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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대한민국에서 범죄 저지른 주한미군 중 실형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2022. 06. 04 15:10 작성2022. 06. 04 15: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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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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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뉴스는 최근 2년간 주한미군이 재판을 받은 형사 판결문을 모두 분석했다. 통계는 한 가지 사실을 말해줬다. 이 중에서 실형이 확정된 주한미군은 아무도 없었다. /셔터스톡

'주한미군, 집단 성폭행으로 입건⋯범죄 잇따라.'


최근 주한미군 병사 2명이 술자리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회적 공분이 일었지만, 사실 '주한미군의 범죄'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폭행부터 음주운전, 마약, 성범죄까지.


이런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과연 이는 사실일까. 로톡뉴스는 최근 2년간 주한미군이 재판을 받은 형사 판결문을 모두 분석했다. 이 기간에 처벌이 확정된 주한미군은 총 21명이었다(1⋅2심 중복 사건 제외).


통계는 한 가지 사실을 말해줬다. 이 중에서 실형이 확정된 주한미군은 아무도 없었다. "주한미군으로서 성실히 복무한 점", "자긍심과 열정을 갖고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점" 등의 이유가 뒤따랐다.


주한미군의 범죄, '폭력 범죄' 다수

주한미군들은 주로 어떤 범죄를 저질렀을까.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있었기에 판결문에 적시된 혐의는 총 29건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았던 건, '폭력류 범죄' 였다.


경찰관에게 "FXXX you"라고 욕설하며 뺨을 때린 사건,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여성에게 유리잔을 집어던진 사건, 택시기사가 "예약 차량이라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자 주먹을 휘두른 사건 등 이었다. 이렇듯 폭행과 협박, 상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11건(약 38%)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론 성범죄와 마약,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이 각각 4건씩(약 14%) 있었다. 동의 없이 피해자의 나체를 불법 촬영하거나 술집 등에서 모르는 여성을 성추행한 사건, 마약 밀반입을 시도했다가 국내 공항에서 적발된 사건,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까지 낸 사건 등이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혐의는 총 29건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았던 건, '폭력류 범죄' 였다. /셔터스톡
판결문에 적시된 혐의는 총 29건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았던 건, '폭력류 범죄' 였다. /셔터스톡


그 외 기타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절도, 관세법 위반 등이 있었다.


최근 2년 확정판결 분석, '실형' 확정은 한 명도 없어

21명의 주한미군 중에서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구체적으로 봤을 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10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약 48%). 다음은 벌금형이 6명이었고(약 29%), 무죄를 선고받은 주한미군도 3명 있었다(약 14%). 그 외 선고유예(유죄는 인정되지 않지만 그 선고를 미룸) 등으로 사실상 처벌을 피한 주한미군이 2명이었다(약 9%).


21명의 주한미군 중에서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21명의 주한미군 중에서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징역형의 평균 형량은 1년 3개월이었다. 벌금형의 평균 벌금액은 약 317만원 정도였다.


심야에 만취한 상태로 민간인들을 다짜고짜 폭행한 주한미군 A씨. 당시 그는 출동한 경찰관의 뺨까지 때려 현행범으로 체포된 데 이어 파출소에서도 다른 경찰관의 급소를 걷어차고, 침을 뱉는 등 폭행했다. 사실 A씨는 재판 결과에 따라 '강제 전역'을 당할 수도 있었다. 주한미군 복무 지침에 따르면, 징역 6개월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은 미군 병사의 경우 위와 같이 징계하고 있기 때문.


이에 지난 2020년 7월, 대구지법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A씨에게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직업군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이유였다. 더 자세히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무엇보다 6개월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A씨는 더이상 군 복무를 할 수 없게 되는데, A씨의 직속상관이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다른 사병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범병사'라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주둔지 국민과 그 문화를 존중하는 등 앞길이 창창한 A씨에게 실수를 만회하고, 직업군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합당하므로 양형 권고범위 중 낮은 형을 정한다."


한 마디로 "모범 병사"라는 취지였다. 비슷한 취지의 선처 사유는 다른 판결문에서도 반복됐다.


"대한민국에서 성실히 주한미군으로 복무해왔고⋯"

-강제추행 사건. 지난 2020년 7월, 수원지법


"상사 및 동료들이 피고인을 평소 모범된 병사라고 증명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어…"

-대마초 밀반입 사건, 지난해 12월, 수원지법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의 선처사유는 대부분 '모범병사'였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의 선처사유는 대부분 '모범병사'였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모두 면제, 이유는 '언어' 때문

특이한 점도 있었다. 보통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동시에 부과되는 명령이 몇 가지 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법원은 주한미군들에게 한 번도 해당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바로 '언어' 때문이었다.


지난 2020년 7월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 지난해 5월 수원지법 등은 "피고인은 미국 국적의 주한 미군으로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통한 재범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이를 면제해줬다.


또한,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모두 면제해줬다. 해당 명령으로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에 비해, 재범 예방 효과 등이 적어 보인다는 이유였다.


무죄율 14%나 됐던 이유도 바로 '언어' 때문

최근 2년간 확정된 판결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무죄율은 약 14%였다. 이는 일반 형사사건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1 사법연감'에 따르면 1심 무죄율은 2.75%(판결 인원수 21만 8510명, 무죄 인원수 6868명)에 불과했다.


어째서였을까.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미숙한 대처'가 이유 중 하나였다. 일례로 음주운전 호흡측정 결과, 단속기준(0.03%)을 근소하게 넘긴 0.053%가 나온 주한미군 B씨. 주한미군 B씨는 음주측정기를 가리키며 "no, no"라고 하는 등 측정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교통단속 처리지침은 이런 경우 "혈액 채취에 의한 재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호흡측정기는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고, 사람의 체질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경찰관 중엔 이러한 행정 절차를 영어로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바디랭귀지(Body Language)와 스마트폰 번역기를 통한 단어 나열 수준의 대화가 오가긴 했지만, 법원은 이를 두고 "충분히 재측정 가능 사실을 고지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해 1월,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제대로 된 의사소통 없이 단속을 마무리한 이상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 결과만으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여기에 불복했지만, 2심을 맡은 대구지법도 지난 2월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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