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물림 사고로 사망⋯유기견이었다면 원래 주인 찾아서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개 물림 사고로 사망⋯유기견이었다면 원래 주인 찾아서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산에서 대형견에 물려 사망한 행인⋯문제는 누가 주인인지 모른다
변호사 "설사 주인을 찾는다고 해도 100% 책임 묻기는 어려울 것"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야산에서 대형견에게 지나가던 행인이 목덜미를 물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야산을 배회하던 개. 지난 주말, 이 개는 인적 드문 이곳에서 행인 A씨의 목덜미를 물었다. 당시 무방비 상태였던 A씨는 몸길이 1.5m, 몸무게 약 30kg의 대형견의 공격을 막아내기 어려웠고 결국 사망했다.
개 물림 사고로 사람이 사망하면 견주는 형사상 과실치사(제267조)가 적용돼 처벌받을 수 있다.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동물보호법도 이런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지만, 이 경우 해당 개(풍산개와 사모예드의 잡종)가 맹견에 해당하지 않아 적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은 개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개 주인을 찾는다고 해도 무조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변호사 분석이 나왔다. 사람이 사망했는데 책임이 없을 수도 있다니, 도대체 어떤 이유일까.

현재 경찰이 개의 주인을 찾고 있는 이유는 그의 '과실'을 확인해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견주가 개를 소홀히 관리하여 사고가 발생했는지 따져보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5월 배우 김민교의 반려견이 80대 이웃 노인을 물어 사망하게 한 사건에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그런데 "A씨를 공격한 개가 유기견이라면, 설사 원래 주인을 찾는다고 해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의 박주연 변호사(법무법인 방향)는 말했다. 견주가 개를 관리할 수 있는 시간적·지리적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박주연 변호사는 "이 경우 개가 견주의 점유를 벗어나서 성향이 바뀔 정도로 지리적·시간적으로 떨어져 있었다"며 "견주 입장에선 해당 개가 문제를 일으킬지 예측하기도, 관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래전에 주인 품을 떠난 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사이 개의 성향은 바뀔 수 있다. 견주는 그러한 개의 행동을 예상하기 어렵고 문제를 일으키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견주를 더 이상 문제가 된 개의 보호자로 볼 수 없고 개로 인한 사고 책임 또한 물을 수 없다.
이어 박 변호사는 "최근까지 개를 보호한 견주를 입증할 자료가 없다면 피해자는 어디에도 보상 청구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개 사육장 주인을 견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농장주는 "A씨를 문 개는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는 상황.
경찰의 판단이 맞다면 A씨의 사망 책임의 상당 부분을 농장주가 지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A씨 사망에 대한 책임을 100%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박 변호사는 봤다. 농장주의 과실 비율에 따라 책임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밖으로 나간 개가 사람을 물어서 상해를 입힐지, 사망하게 만들지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개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100% 묻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분석에 따르면 안타깝지만 A씨의 죽음에 온전히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