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제작⋅유포혐의' 조주빈 징역 40년
'성착취물 제작⋅유포혐의' 조주빈 징역 40년
1심 재판부, 징역 40년 선고⋯양형 사유 10가지 밝혀
징역 40년 의미 "조주빈 범죄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는 26일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공유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에게 징역 4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징역 40년. 2020년 대한민국을 분노로 몰아넣은 조주빈에게 내려진 벌이다.
26일 열린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재판장 이현우 부장판사)는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공유한 혐의로 조주빈에게 징역 40년과 30년의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했다.
더불어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과 함께 유치원과 초등학교 출입 및 접근금지도 명령했다.
공범으로 재판에 함께 넘겨진 경남 거제시 공무원 천모씨에게는 징역 15년, 미성년자 공범 '태평양' 이모군에 대해서는 소년범 최고 형인 장기 10년·단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조씨의 부탁으로 신원조회 결과를 알려준 전직 사회복무요원 강모씨에 대해선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조주빈에게 범죄단체조직죄 등 총 17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범죄단체조직죄(형법 제114조)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한 죄를 말한다. 보통 폭력배 등에 적용돼왔지만, 성착취물 범죄를 저지른 집단에 이 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것은 처음이었다.
검찰은 조주빈 일당이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보고 이 죄를 적용했다. 이 죄가 적용되면 검찰은 조주빈 뿐만 아니라 공범 모두에게 조주빈과 같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리며 "벌을 달게 받을 것이고, 고통을 끼쳐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 검찰은 조주빈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덧붙여 전자발찌 45년 부착 명령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나머지 공범 5명에게는 5~15년에 달하는 형을 구형했다.

재판은 이현우 부장판사가 맡았다. 이 부장판사는 조주빈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며 "다수의 피해자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인하고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피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회복하지 못할 피해를 입혔다"며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지만 대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회복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가 특별히 언급한 양형 사유 중에는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를 법정에 나오게 했다"는 부분이 있었다. 조주빈이 "검찰의 증거 동의 못 한다"며 결국 피해자 법정에 불러낸 사건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피해자 측 변호사는 "2차 가해 우려된다"고 반대했지만, 조주빈 측은 '법적 권리'를 주장하며 강행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엄벌이 필요하다"고 꼬집은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함부로 이런 전략을 썼다가는 재판에 불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포함해 오늘 재판부가 조주빈에게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10가지 사유를 다시 정리하자면 이렇다.
① 다수 피해자를 성착취했다.
② 성착취 영상을 장기간 유포했다.
③ 제3자를 통해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했다.
④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혔다.
⑤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를 법정에 나오게 했다.
⑥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했다.
⑦ 이러한 성착취 범죄로 수익을 올렸다.
⑧ 유사 범죄를 잇따르도록 했다.
⑨ 텔레그램 성착취 공유방 '박사방'을 중심으로 범죄집단을 만들었다.
⑩ 피해자들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징역 40년형이 선고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무기징역이 아닌 한 유기징역은 단일 사건에서 최대 징역 30년형까지만 선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정도만 규정되어있다 해도 상한선은 30년이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엔 그 상한선을 넘길 수 있다. 주로 강도와 결합된 살인이거나 성폭행 후 살인 같은 경우다.
지난 2018년 징역 40년이 선고된 경우도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었다. 당시 같은 마을에 사는 70대와 40대 여성 2명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30대 남성에게 재판부는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범죄를 20년형으로 결정한 뒤 합쳐서 40년형을 결정했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었다.
재판부는 "존귀한 생명을 빼앗은 중대 범죄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유족들이 아직 고통받고 있고, 피고인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피해 회복 노력도 전혀 없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건 조주빈이 최초로 보여진다. 이는 조주빈 재판부가 '조주빈의 범죄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나 다름없거나 더 중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