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기각', 윤석열 '배상'…'내란 위자료' 판결 뒤집은 결정적 판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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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기각', 윤석열 '배상'…'내란 위자료' 판결 뒤집은 결정적 판례는?

2025. 07. 28 12: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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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국가배상 인정한 2022년 판례 변경이 분수령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내란 특검 2차 조사를 마치고 서울고검을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로 정신적 피해를 본 국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제기된 유사한 국민 위자료 청구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불과 몇 년 사이, 대통령의 불법 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180도 바꿔놓은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이번 판결을 이끌어낸 시민 측 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변경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과거 '대통령 불법행위' 배상 막았던 법원의 벽

과거 법원은 대통령의 직무 행위로 국민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더라도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었다. 2020년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기각했는데, 이는 2014년 만들어진 '긴급조치 9호' 관련 판례의 영향이 컸다.


당시 대법원은 "긴급조치와 같은 국가 공권력 행사가 위헌이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바로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에 어긋나도, 이것이 개별 국민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끼쳤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 법리는 오랫동안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넘기 힘든 벽으로 작용했다.


2022년 극적 반전, "명백한 위법이면 국가가 책임져야"

견고했던 벽에 균열이 생긴 건 2022년 8월 30일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소송에서 기존 판례를 뒤집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위헌이고 위법함이 명백하며,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례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판례가 이번 '12.3 내란 행위' 위자료 소송의 물꼬를 튼 것이다. 시민 소송단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변경된 대법원 판례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에 대한 배상 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1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전 국민이 피해자"…법원, '인과관계' 넓게 인정

이번 판결은 모든 국민이 피해자라는 점을 인정한 것에서도 의미가 크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효력이 발생하고 전체 국민에게 법규 명령성을 가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으로 인한 피해"라고 명시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단순히 특정 개인을 넘어, 헌정질서를 지켜보는 모든 국민에게 불안감, 공포, 수치심 등 정신적 고통을 줬다는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소송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위헌적 공권력 행사가 재발해선 안 된다는 경고적 의미를 담는 것"이라며 "10만 원이라는 금액은 상한이 아니라 최소한 이 정도는 넉넉히 인정된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고 답변서만 제출했으며,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국가 최고 권력자의 불법 행위에 대한 민사적 책임을 최초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소송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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