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조르고 성추행 '일산 학폭' 의혹 영상 일파만파…"장난이었어요" 말에 수사 끝?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목 조르고 성추행 '일산 학폭' 의혹 영상 일파만파…"장난이었어요" 말에 수사 끝?

2021. 07. 14 15:34 작성2021. 07. 14 19:05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일산 중학생 학교폭력' 의혹 영상 공개돼 논란⋯6명이 1명 상대로 목 조르고 신체 접촉

시민 제보로 경찰 출동했지만, 괜찮다는 피해자 말에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데

학교 폭력 전문변호사 "바로 그 순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지적하는 이유는?

지난 13일, 일산에서 한 시민이 학교폭력 의혹 현장을 촬영했다. 현장엔 경찰도 출동했지만, 별다른 수사 진척은 없었다. 장난을 친 거라는 피해자의 대답 때문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중학생 한 무리가 모여 있다. 6명의 학생이 1명을 에워쌌다. 무리 가운데 한 남학생은 홀로 선 학생을 뒤에서 붙들고, 팔로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여학생 1명은 목이 졸리고 있는 학생에게 다가가 '신체'를 만졌다. 피해 학생은 붙들린 채로 버둥거리다가 목을 풀어주자마자 그 자리에 쓰러졌다. 나머지는 쓰러진 학생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한 시민이 이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학교폭력 의혹을 살만했다. 문제의 영상은 SNS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고, 곧 많은 사람의 분노를 샀다.


영상 촬영자가 신고를 하면서, 사건 현장엔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할서인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 부서로 넘기지는 않은 상태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해자가 "(가해자들이) 장난친 것"이라고 말했고, 그의 부모 역시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피해자가 보복이 두려워서 제대로 의사를 전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초기의 부실한 대응이 더 큰 폭력을 방치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서다.


로톡뉴스는 대한변협 등록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들에게 "이 같은 경찰 측 대응이 충분했는지" 물었다. 변호사들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변호사들의 지적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한 상태로 물어봤어야"

이 사건을 검토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률자문
'법률사무소 사월'의 노윤호 변호사, '법무법인 수호'의 이지헌 변호사. /노윤호 변호사 제공·로톡DB


법률사무소 사월의 노윤호 변호사는 "학교폭력 현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분리 조치를 선행하지 않은 채 사건 경위를 묻는 건, 학교폭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응이었다는 취지다.


노 변호사는 "영상 속 피해자가 가해자들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게 제대로 말 못 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피해자 부모님 역시 사안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해,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법무법인 수호의 이지헌 변호사도 동일한 문제를 짚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확실히 분리하고,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면 그때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위 높은 장난으로 시작한 게 학교폭력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렇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겪은 피해자 중 일부는, 자신이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이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선 피해자에게 학교폭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준 다음, 찬찬히 의사를 확인하려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직도 학교폭력은 그저 아이들 장난? 엄연한 범죄입니다

또한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은 학교폭력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노윤호 변호사는 "영상 속 행위만 놓고 보더라도, 공동폭행이나 특수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를 할 수 있고, 결과에 따라 처벌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어 "그런데도 피해자가 '장난이었다'고 말한 것 때문에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여전히 학교폭력을 아이들 싸움 정도로 치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지헌 변호사도 "경찰이 문제 상황을 목격했다면, 피해자의 답변 태도 등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아이들 장난으로 보이는 일이라도, 학교폭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지하게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어쩌면 정말 '장난'이었을지 모른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 신고를 할 만큼 눈에 띄는 폭력에도, 면밀한 사건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