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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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2021. 10. 20 10:48 작성2021. 10. 20 12:30 수정
정형근 교수의 썸네일 이미지
hkjung@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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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1. 12. 2013다44645 [보관금반환]

뉴스 속에 숨은 법까지 알기 쉽게 전달합니다. 로톡뉴스가 취재하고 전하는 실생활의 법, 꼭 필요한 법조 이슈.

1. 사실관계

원고는 쟁점 토지에 대한 세금을 납부할 돈 1억 5,500만 원을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인 담당변호사에게 교부하였다. 그 변호사는 현금보관증을 작성해 준 후에 대출금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거나 생활비로 임의 소비하였고, 그중 1억 2,500만 원을 반환하지 아니하여 횡령죄로 처벌받았다.


2. 원심판결(서울고법 2013. 5. 9. 선고 2012나50065 판결)

대표변호사는 원고에 대한 가압류 등 강제집행을 피하고자 원고로부터 위 돈을 지급받아 보관한 것으로, 대표변호사가 원고의 금원을 보관한 행위는 외형상으로도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업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는 대표변호사의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한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으므로 법무법인은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3. 대상판결의 요지(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다44645 판결)

변호사법 제58조 제1항에 의하여 법무법인에 준용되는 상법 제210조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이 그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회사는 그 사원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이 그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대표변호사가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이어야 하고, 여기서 '업무집행으로 인하여'라고 함은 대표변호사의 업무 그 자체에는 속하지 아니하나 그 행위의 외형으로부터 관찰하여 마치 대표변호사의 업무 범위 안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대표변호사의 행위가 외형상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업무집행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면 설사 그것이 대표변호사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거나 법령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법무법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다만, 대표변호사의 행위가 외형상 업무집행행위에 속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행위가 그 업무 내지는 직무권한에 속하지 아니함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4. 대상판결의 검토

가.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의 책임

변호사법은 법무법인의 책임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법무법인에 관하여 이 법에 정한 것 외에는 「상법」 중 합명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변호사법 58①). 법무법인(유한)과 법무조합은 변호사법에 명시하고 있다. 일본 변호사법은 변호사법인의 사원 책임에 대하여 합명회사방식을 취하고 있다. 상법상 합명회사의 책임은 민법 제35조 법인의 불법행위능력의 특칙에 해당되고, 법인의 불법행위는 민법 제750조가 적용되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할 때는 합명회사와 법인의 불법행위능력에 관련된 법리까지 검토해야 한다.

나. 상법상 합명회사의 책임규정에 따른 대표변호사의 책임

합명회사에서 대표사원은 법무법인에서의 대표변호사, 사원은 구성원 변호사, 신입사원은 신입 구성원 변호사를 말한다. 법무법인을 대표하는 변호사는 그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법무법인은 그 변호사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초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구분된다. 그러나 합명회사의 대표사원의 책임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말한다(대법원 79다1230). 따라서 원고가 소송위임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대표변호사에게 청구하는 경우라면 변호사법 제58조 제1항, 상법 제210조에 기한 연대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12다77969). 법인이 채무불이행하면 그 책임은 당연히 법인이 부담하지만, 대표기관이 불법행위를 하면 법인과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합명회사의 대표사원 책임에 관한 상법 제210조는 법인의 불법행위능력에 관한 민법 제35조 제1항의 특칙이다. 따라서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나 담당변호사가 법무법인과 연대하여 제3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대표변호사 등이 그 업무집행 중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한정된다.

다. 법무법인 대표변호사가 아닌 변호사의 채무불이행 책임과의 구별

단독 개업한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 구성원 변호사가 대표 또는 담당변호사도 아닌 상태에서 법무법인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위임계약에 있어서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좇은 업무처리를 하지 아니한 까닭에 만약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좇은 업무처리를 하였더라면 지출하지 아니하여도 될 비용을 위임인이 지출한 경우에, 수임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위임인이 입게 된 손해액은 그 지출한 비용이다(대법원 96다36289).

라. 불법행위책임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합(청구권경합)

법무법인이 회사와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대표변호사인 담당변호사 중 1인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도록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상고가 기각되어 법인과 대표변호사인 담당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법인의 소송위임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에 관하여 대표변호사가 연대책임을 진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다77969). 판례는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책임의 병합을 인정한다. 즉, 본래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각각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행위가 계약상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충족함과 동시에 불법행위의 요건도 충족하는 경우에는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여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당연할 뿐 아니라, 두 개의 청구권의 병존을 인정하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중 어느 것이든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피해자인 권리자를 두텁게 보호(대법원 82다카1533)한다고 한다. 따라서 수임약정상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도 불법행위를 주장·입증해야 한다.

마. 등기상 대표변호사가 아닌 담당변호사도 대표변호사 책임의 주체

담당변호사는 지정된 업무를 수행할 때는 각자가 그 법무법인을 대표한다(변호사법 50⑥). 여기서 담당변호사는 등기상 대표변호사 또는 구성원 변호사일 수 있다. 대표변호사는 구성원 변호사 중에서 복수로 정할 수 있다. 대표변호사는 당연히 법무법인을 대표하고, 구성원 변호사도 담당변호사로 업무를 수행할 때는 법인의 대표자가 된다. 따라서 담당변호사 역시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책임의 주체가 된다.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나 담당변호사'가 법무법인과 연대하여 제3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대표변호사 등이 그 업무집행 중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한정된다(대법원 2012다77969). 만약 담당변호사의 대표변호사 지위를 부정한다면, 수임사건의 손해배상책임은 구성원 상호 간의 연대책임만 인정되고(상법 212①), 법무법인은 그 책임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생긴다. 일본 변호사법 제30조의15(사원의 책임)은 "변호사법인의 계산으로 그 채무를 완제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때는 각 사원은 연대하여 그 변제책임을 진다."하고, 대표변호사의 책임은 회사법을 준용한다.

바. 대표변호사가 수임사건의 처리 중 보관받은 돈을 횡령한 행위

대표변호사가 의뢰인이 세금 낼 돈을 보관하다가 횡령한 행위가 법무법인의 업무집행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법인의 대표기관의 업무집행에 관한 행위는 행위의 외형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업무 관련성을 판단한다. 대표변호사가 대표권을 남용할 때 불법행위가 성립하는데, 대표권의 남용을 상대방이 알았을 수도 있다. 피해자가 대표권의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모른 때는 그를 보호할 이유가 없다. 이때는 법인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판례도 법인의 대표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는 법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09다57033)고 한다. 대상판결은 대표변호사가 항소심 소송 중에 의뢰인이 보관금으로 맡긴 돈을 예금계좌에 입금하여 소비하고, 그중 일부 금액을 반환하지 아니한 행위는 수임사건 처리 중에 계쟁목적물인 토지의 세금을 납부할 목적으로 보관 중 발생한 것이라서 피해자인 상대방이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쉽사리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시하였다. 원심판결처럼 대표변호사가 돈을 보관하게 된 경위를 볼 때 법인 대표기관의 행위를 부정할 여지도 있지만, 대표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법무법인 책임까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사법시험 34회, 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 전 경희대 로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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